'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by 잠본이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메모장
카테고리
태그
포토로그
라이프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
이것이 진정한 크로스오버!
메리가 물었다.
"라자러스, 당신은 얼마나 더 살 것 같으세요?"
"나요? 그것 참 괴상한 질문이군요. 내가 어떤 녀석한테 똑같은 질문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내 얘기는 그 사람의 수명이 아니라 나에 대해 물어봤다는 거죠. 휴고 피네로 박사라고 들어본 적 있습니까?"
"피네로...... 피네로...... 아, 있어요. '돌팔이 피네로' 말이군요."
"메리, 그 사람은 돌팔이가 아니었습니다. 사기가 아니라 정말로 할 수 있었어요. 그 사람은 인간이 언제 죽을지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하세요. 그 사람이 뭐라던가요?"
"잠깐만요. 우선 그 사람이 진짜였다는 점을 믿어야 합니다. 그 사람의 예견은 아주 정확했습니다. 그 사람이 살아 있었다면 생명보험 회사들은 사라지고 없을 겁니다. 당신이 태어나기 전의 일이지만, 나는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압니다. 어쨌든 피네로는 나에 관련된 보고서를 읽고 마음에 걸리는 구석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시 한 번 읽어보더군요. 그러더니 내 돈을 돌려줬습니다."
"무슨 말을 하던가요?"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나를 보고 자신이 만든 기계를 보더니 그저 인상을 찡그리고는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그래서 당신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군요."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 『므두셀라의 아이들』(김창규 옮김, 오멜라스, 2009) pp.244-245

...저양반의 데뷔작 <생명선>을 읽은 사람이라면 아마 이 대목에서 웃다 숨넘어가지 않고는 못배길 듯.
(고려원 SF걸작선 중 한 권에 실려 있었으니 아마 국내에서도 폭소 터뜨린 독자가 꽤 될 것 같은데)

자신의 가장 첫번째 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피네로와 중기에 데뷔하여 후기까지 꾸준히 활동하는 장수캐릭터 라자러스를 '수명'이라는 공통요소를 통해 교묘하게 얽어놓은 대목인데... 작품 전체의 흐름과는 별 상관없는 사소한 에피소드를 잠깐 제시하는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편에 못지 않은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게 참 기발하다고 생각함. 산전수전 다 겪고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먼치킨 노인네 라자러스도 결국 피네로의 저 수수께끼같은 반응 뒤에 숨겨진 진실은 영원히 모를테니, 피네로 입장에서는 자기도 미처 모르는 사이에 영생의 괴물과 맞장떠서 육체적으로는 어쨌든 간에 정신적으로 승리(?)한 셈인 것이지! (음하하) 역시 퍼즐은 아시모프, 사색은 클라크지만 역시 스토리텔링에선 하인라인이 킹왕짱 (잠이 오니까 오버가 점점 심해지는군 OTL)

<스○즈매트릭스>에 스파이더 로즈 잠깐 얼굴 비치게 해놓고 자기는 팬서비스의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하는 브루스 스털링은 이거 보고 반성해야 함(...이라고 해봤자 이것도 이미 발표된지 십수년 지났잖아? OTL)
by 잠본이 | 2009/10/18 23:06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zambony.egloos.com/tb/195983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갈가마귀 at 2009/10/18 23:46
그냥 알려주는 것보다 사람 더 미치게만드는 수법이군요. ㄱ-;;
도대체 뭘 본 거야! 알려주고 죽든지 말든지!!! (탕!)
Commented by Werdna at 2009/10/23 11:15
스키즈매트릭스에는 리디아 마티네즈(스파이더 로즈) 말고도 "스웜" 의 사이몬 아프리엘, "시카다 퀸" 의 웰스프링 등이 얼굴을 비춘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