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의 별들은 사실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 눈에 보이는 별빛은 사실 수억 수천 년 전에 출발한 빛들이 오랜 세월 동안 수억 수천 광년의 거리를 날아와 뒤늦게 지구에 도착한 것이고, 그 빛을 발했던 별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빛이 여행하는 사이에 불의의 사태로 이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수도 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글들도 어떻게 보면 별빛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 글들은 과거 어느 시점에 글쓴이가 느끼고 생각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 대부분이다. 글을 쓴 뒤에 글쓴이가 어떻게 되었고 그의 생각이 어떤 식으로 바뀌었을지는 새로운 글을 쓰거나 그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한 알기 어렵다. 별과 다른 점이라면 글을 쓴 시점과 우리가 그 글을 읽는 시점 사이의 시간차가 놀랄 만큼 짧다는 것이리라. (인터넷이 보급된 역사를 생각하면 아무리 길어도 20년 정도?) 또한 악의도 선의도 없이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별빛과 달리 사람이 쓴 글은 어느 정도의 감정을 담고 있다는 차이점도 있겠으나 이건 무생물과 생물의 일반적인 차이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하긴 '사람의 인생 하나하나가 별 하나하나와 같다'는 컨셉 자체는 <비포 선라이즈>에 나온 점쟁이 할머니의 한마디라든가 오래된 우스개의 일부분이라든가 하여튼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 위의 착상 또한 그리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그거야 어떻든 간에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네트에서 마주치는 글들을 찬찬히 돌아본다면, 글들 하나하나가 정말로 소중하고 대견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갖고 글을 쓰거나 남의 글들을 대한다면 세상은 보다 빛나는 곳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