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우리가 진정으로 친밀한 집단이라면(캠벨의 황금기 때 그랬듯 향수의 소산이라도 말이다), 부당하고 속 좁게도 외부인들에게 우리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닫아버릴 위험이 있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안드로메다 스트레인>(1969)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일이 기억난다. 그때는 과학소설이나 판타지가 진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이 흔치 않았는데 그는 그런 일을 이루어낸 '외부인'이었다. 왜 그가 외부인이었을까? 그는 과학소설 잡지에 기고하지 않았다. 모임에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러 과학소설 및 판타지 잡지에 잇달아 비평이 실렸는데, 하나같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 책을 읽지 않았으므로(어쩌면 나도 그를 외부인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런 비평들이 얼마나 정당했는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보통 그런 비평에서 발견되는 정도 이상의 악의가 엿보였다는 게 내 의견이다.
정당한 평가였을까? 아니다. 재능이 뛰어난 크라이튼은 후에 쓴 책(일부는 과학소설이 아니었다)과 영화 모두에서 크게 성공했다. 우리가 그에게 반대해도 그는 상처받지 않았으며 우리를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되돌아보면, 우리 중 몇몇은 속 좁게 굴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나 자신은 그런 것을 초월했다는 고상한 도덕적 견지에서 설교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결코.-『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아이작 아시모프 著 / 오멜라스, 2008) pp.91-92
순전히 우연이겠지만 이 번역본이 출간되기 며칠 전에 크라이튼 아저씨가 유명을 달리했음.
먼저 천국에 가 있던 아선생은 그를 어떤 얼굴로 맞이했을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