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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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모프 씨, 농담도 잘하시네 #43
그날 밤 자네트와 라에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동안 나는 라에의 서재에서 시간을 보냈다. 책장을 볼 때면 언제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눈에 띄었다. 이 책은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었는데 그냥 시시한 책일 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경멸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은 뜻모를 호기심으로 책을 꺼내서 첫 페이지를 펼쳐 보았다. 그때까지는 책장을 들춘 적도 없었던 것이다.
첫 페이지를 읽고, 기계적으로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서 5페이지째를 읽고 있을 때서야 비로소 내가 이 책에 굉장히 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읽으면서 (이 책에 매료되고 있는 자신에게 치욕과 혐오를 느끼면서) 중단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자네트의 잔소리에 못 이겨 잠자리에 들었지만, 결국 그녀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침실을 빠져나왔다. 밤을 꼬박 새 버렸다.
다음날도 계속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것을 다 읽는 데는 거의 15시간이나 걸렸는데, 다 읽고 나서는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더 읽고 싶었던 것이다!
십대 이후로 어떤 책을 읽었을 때에도 이런 일은 없었는데...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 2』(아이작 아시모프 著 / 작가정신, 1995) pp.356-357

이 양반 어릴때 독서취향이 좀 영국 고전파 쪽이라서 '현대'미국문학(당시 기준)은 거의 아웃 오브 안중이었음. (당시 드나들던 도서관이 최신 서적은 잘 들여놓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지만 뭐 어쨌든)

...마거릿 미첼 아줌마가 저승에서 저 광경을 지켜봤다면 꽤 뿌듯해 했을지도? OTL
by 잠본이 | 2008/10/31 21:33 | 대영도서관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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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in君 at 2008/10/31 21:51
선생님도 은근히 잘 츤츤거리시나 보군요
'따...딱히 볼책이 없어서 이런걸 보는게 아니야'
Commented by 아레스실버 at 2008/10/31 22:00
아- 이럴 때 화나죠- "나는 이런 거 싫어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략
지금 취향 전긍정 상태로 나가게 된 건 저런 경험 탓이 큽니다.
Commented by Semilla at 2008/10/31 22:12
하하하하하....;
저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하도 유명하길래 '쳇 그런건 안 읽어'라고 생각했는데 방학 때 부모님 집에서 하도 심심했는데 어머니가 사다놓으셨길래 읽기 시작하고는 '헉! 진작에 읽을 걸..'했었죠. 뭐, 4권까지 나온 상태여서 읽을 게 많았던 건 좋았지만.
Commented by 플루토 at 2008/10/31 22:21
ㅋㅋㅋㅋ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좀 심하게 재밌죠 ^^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8/10/31 23:00
오오 천재를 만족시킨 걸작!!^^
Commented by 로메슈제 at 2008/11/01 00:42
저도 저런 경험이. 처음 접했던 판타지 소설, 수능 세달 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 앉은 자리에서 속으로 절규하며 11권짜리를 다 읽었던 기억이 나네욤.
Commented by 풍신 at 2008/11/01 00:51
오오...다 읽고 나서 더 읽고 싶어 화가나시다니...하긴 필 꽂힌 작품은 읽기 시작하면 밤을 새더라도 결말까지 읽어야...
Commented by 시바우치 at 2008/11/01 01:18
저에겐 비슷한 경우가 [돈이 없어] 만화판(...) 왜 인기작인지 납득했다는 수확(?)은 있었을지도?;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8/11/02 00:28
저는 저런때는 시간이 모자라서 화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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