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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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본편 들어가기 전에 마술사와 토끼의 처절한 한판승부를 그린 보너스 단편이 하나 들어있다. 토끼를 꺼내는 데 사용하는 모자가 진짜로 마술적인 힘을 갖고 있다는 설정과 당근에 대한 토끼의 집착 및 그런거 전혀 상관 안하고 공연에만 골몰한 나머지 토끼를 화나게 만드는 마술사의 무개념스런 행각이 잘 어우러져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다. 고전적인 서커스나 마술 공연에 사용될법한 포스터 레이아웃과 폰트를 이용하여 스탭롤을 보여주는 수법도 뻔하지만 애교스럽다. 대체로 미국만화의 토끼 캐릭터라면 과격함(벅스바니나 버키 오헤어처럼)과 귀여움(밤비의 조연 토끼들처럼)의 양극단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기 쉬운데 여기 나오는 토끼는 그 두 가지 요소를 그럴 듯하게 겸비하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월E와 이브의 눈물겹고도 귀염떠는 사랑이라던가 조연으로 인상적인 대활약을 보여준 불량로봇들의 왁자지껄함에 대해서는 딱 예상한 정도로 보여줬고 딱 예상한 정도로 만족했으니 더이상 할 말은 별로 없다. 마지막에 이브가 부산을 떨며 월E를 수리한 뒤에 월E가 이브를 기억못하고 평범한 로봇으로 돌아온 것처럼 청소나 열심히 하다가 인격을 되찾는 것이 과연 고장에서 회복됨에 따라 나타난 일시적인 기능장애였는지 아니면 진짜로 회로 기판이고 뭐고 다 교체하다보니 메모리가 초기화된건데 이브의 빠직거리는 키스로 숨겨진 백업이라도 작동해서 기억을 되찾은 건지 아니면 그냥 픽사신이 보우하사 월리나라만세스러운 기적이 일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우주로 피난해서 열심히 뺑이돌며 지구가 회복되기만 바라던 인간들이 모조리 미국인이고 그 우주선을 움직이는 게 아예 월마트와 GE와 기타등등을 합성한 듯한 초강대국 규모의 대기업이라는 무지하게 편향된 설정을 바탕에 깐 기계우화에서 그 정도는 애교일 테니 그냥 넘어가야지 뭐 어쩌겠나. (...)

-이 작품의 표면적인 줄거리는 7백년 묵은 육체노동자 고물수집오타쿠 월E와 잘빠진 곡선에다 로봇들 중에서도 발군의 전투력을 갖춘 파워풀 식물채집 츤데레 이브의 오락가락하는 로맨틱 슬랩스틱 메카니스틱(?) 코미디겠지만 후반부에서는 오히려 이 둘의 활약을 매개로 하여 거대우주선 엑시엄을 타고 우주를 떠돌던 지구인들이 고향별로 귀환하는 일대 서사시로 탈바꿈한다. 여기서 본의 아니게 악역을 맡아 이런저런 방해를 하는 녀석이 바로 우주선의 자동항법사인 오토(말 그대로 '오토 파일럿')인데, 이 부분에서는 약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2000 생각이 났다. 본사로부터 승무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별도의 비밀지령을 받아서 그 내용을 고지식하게 수행하려다가 승무원과 충돌한다는 점이나, 결국 상황을 장악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선장의 투지에 의해 작동을 정지하는 점이 그렇다. (평생 자동침대에만 누워서 로봇에게만 의지하고 살던 인간 선장이 마침내 두 발로 일어서서 오토에 맞설 때 울려퍼지는 음악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인 것만 봐도 알만하다.) 다만 HAL과는 달리 오토의 역할은 철저히 자동조종과 부선장 역할 정도에 국한되고 선내 컴퓨터나 각종 잡일하는 로봇들은 전부 독립된 시스템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뚫린다는 약점이 있다. (하긴 승객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모든 기능을 인공지능 한놈에게만 맡기는 쪽이 오히려 비현실적이겠지만)

-거기에 비해 평생 로봇에게 '사육'당한 나머지 심각한 기계의존증에 빠져 멍~하니 살던 뚱뚱보 인류가 갑자기 척박한 지구로 돌아가서 살려고 몸부림친다는 전개는 아무리 향수병이 심하다고 해도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인간들의 대표인 선장이 난데없이 지구문화에 관심을 갖고 컴퓨터로 이것저것 공부한 뒤에 우주선 생활에 염증을 느껴서 '그래도 이젠 돌아가야지!'라고 결심하는 과정이 좀 얼렁뚱땅 처리되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걸지도 모르지만) 지구에 내려선 선장이 '피자 나무'를 외칠 땐 저 등신들이 과연 제대로 살아남을까 싶었지만 친절하게도 엔딩 크레딧에서 로봇과 인간이 합심하여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을 고전회화 풍으로 다 보여주고 있어서 궁금증은 다 해소된다.

-처음에 이브가 선장 앞에 출두하여 식물을 내놓으려고 했을 때 감쪽같이 없어진 건 분명 그 존재를 은폐하고 싶어했던 오토의 소행일 테지만, 도대체 어느틈에 그렇게 빼돌렸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냥 이브 뚜껑 열어보니 '어라 없네' 싶었는데 몇 장면 뒤에 보니까 오토의 심복 고-4가 그걸 들고 나타나서 (아주 편리하게도 월E와 이브가 숨어있던 격납고 안의) 구명정에 집어넣고 지구를 향해 쏘아버리려고 하니 '쟤가 왜 저걸 갖고있냐'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미치겠는 거다. (애초에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던가 자체적으로 분해해도 될 걸 뭐하러 귀중한 구명정 자폭시켜가며 날려버리려고 했는가 하는 것도 좀 이해를 벗어나지만... 아무리 하찮은 식물이고 자기네 계략에 방해가 되어도 일단은 생명이니 로봇으로서는 함부로 해칠 수 없다는 얘긴가 뭔가 OTL)

-처음에 나오는 우주선 탑승권유 광고나 대기업 회장의 영상 메시지는 픽사작품으로는 보기드물게 실사 인물로 처리되어 있다. (그밖에 월E가 끊임없이 돌려보며 외로움을 달래고 나중에 이브와 이어지는 매개체 역할까지 하는 영화도 역시 실사 필름) 특히나 회장을 연기한 아저씨는 영락없이 부시 대통령 생각나는 얼굴을 하고 있어서 좀 웃겼다. (그나저나 우주선 떠난 뒤 수년 후에 지구는 이제 가망이 없다며 부하들과 함께 탈출했다고 하는데 그럼 대체 어디로 간 거야?)

-로봇의 움직임이나 목소리 표현에서는 거의 그동안 미국 SF영화가 쌓아온 실용로봇 표현(<스타워즈>의 R2D2나 <쇼트 서킷>의 쟈니-5 등등)의 극점에 도달했다는 느낌. 현재의 기술로도 어느정도 구현가능할 법한 평균적인 능력만 갖춘 투박한 외형의 월E와 막 퓽퓽 날아다니고 빔을 쏘는 등 현재 기술로는 꿈도 못 꿀 초미래파 스타일의 유선형 엘리트 이브의 대조적인 매력도 바람직한 상승효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미묘한 감정표현이나 판토마임 면에서는 월E가 아무래도 훨씬 월등하다. (7백년이라는 세월동안 내공을 쌓아 하드웨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적을 보여주는 것이려나)

-배경연도를 은근슬쩍 드러내는 부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엑시엄 브릿지에 걸려 있는 역대 선장의 초상화 밑에 재직기간도 같이 표시되어 있는데 1대 선장의 취임년도가 2105년이다. 그리고 현재 선장이 선내방송을 통해 '700년 기념 컵케익을 무료로 나눠준다'고 하는 걸 보니 대략 현재는 2805년 정도일 것이다. (다만 현재 선장의 취임년도가 2775년인가 그렇던데 이대로 계산하면 거의 30년 가까이 재직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고, 그렇게 오래 일했다고 보기에는 선장 얼굴이 너무 젊어보이는 거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뭐 우주에서의 극소중력 때문에 노화가 지연되었다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참고로 대기업 회장이 비밀 메시지를 통해 '지구 대청소작전 실패'를 알린 시기는 2110년이니 엑시엄 출발 이후 불과 5년이 지난 시기인데 대체 무슨 기준으로 실패라고 판단했나 궁금할 따름이다.

-엔딩 크레딧이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한 뒤에도 주역 로봇들이 마치 고전 비디오 게임의 도트캐릭터같은 모습으로 스탭롤 양쪽을 빨빨빨빨 돌아다니며 쫓고 쫓기고 닦고 쓸고 껴안는(?) 무언극을 보여줘서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짜 웃긴 부분은 디즈니와 픽사 로고가 다 지나간 마지막 부분인데, 후일담이나 NG장면같은 거창한 게 붙어있는 건 아니고 그냥 간단한 그림 하나가 나올 뿐이지만 영화를 열심히 본 사람이라면 저도 모르게 푸하하 웃을 만한 부분이니 반드시 챙겨보기 바란다. (이랬다가 별로 대단한것도 아니구만 속았다~ 라고 불평하는 사람이 나오면 어쩌지 OTL)

-대사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 번역도 그다지 흠잡을 데는 없지만 계속 directive를 '명령어'라고 우기는 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상황이나 맥락으로 봐서는 '임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지.
by 잠본이 | 2008/08/21 21:41 | ANI-BODY | 트랙백(20)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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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DAYDREAM NAT.. at 2008/08/24 04:02

제목 : [월-E] 과거의 낭만을 간직한 사랑스런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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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페니웨이™의 In Th.. at 2008/08/30 15:08

제목 : 월-E - 2008 최고의 멜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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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창틀에 걸린 꿈들 at 2008/09/01 13:09

제목 : 월-E 까칠한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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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unctual space at 2008/12/23 11:44
Commented by 마이니오 at 2008/08/21 22:37
고..고물수집오타쿠..
Commented by 오거 at 2008/08/21 22:49
더빙판에서는 '임무'라고 나오더라구요.
'플랜트'도 '식물'로 나와서 이야기는 더 따라가기 쉽고 좋았어요.
(로봇의 대사가 좀 인간다운 느낌이 나는 건 좀 아쉬웠지만요;;;
'모'도 그저 모라고만 하니 이게 이름인지, 모라고 소리내는건지
자막판을 안봤으면 몰랐을 것 같고0_0;;;;)
Commented by theadadv at 2008/08/21 23:55
개인적으론 그 오랜 우주유영동안에도 파릇파릇하신 돌연변이 광합성 신발식물A가 가장 두렵더군요. 무한 자원과 에너지를 자랑하는 엑시움이 멀쩡한 상태로 지구에 내렸으니 인류적응은 별 문제 없을 테고...

B&L의 월E 프로젝트의 문제는 쌓아두는 로봇만 만들고 매립하는 로봇을 안만들어가 아닐까 추측중...
Commented by 페리 at 2008/08/22 00:02
자막판으로 봤는데 어째서 그게 명령어지...하고 생각하긴했죠 ㅎ
그래도 픽사영화중에 제일 재밌게 본듯 ㅋㅋㅋㅋ
Commented by 염맨 at 2008/08/22 00:05
저는 명령어 괜찮던데요.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니까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8/22 00:17
명령어는 '인간 프로그래머가 기계에서 명령을 내리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이지 명령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어색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DOS를 예로 들자면 프로그램을 구동시키기 위해 RUN이란 명령어(Command)를 사용하죠. 하지만 캐릭터들이 극중에서 말하는 Directive는 '인간이 자기에게 내린 명령의 내용'이지 그 명령을 내리기 위해 어떤 언어를 사용했는가는 문제삼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바구미 at 2008/08/22 00:09
도트 슬랩스틱 좋더군요. 극장 직원이 눈치 주거나 말거나.ㅎㅎ
Commented by elfhunt at 2008/08/22 00:13
directive를 한국어 더빙판에는 '임~무-'라고 대사를 칩니다.
역시, 대세는 더빙판인 것입니다. ㅡㅡ/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8/08/22 00:36
최후의 르네상스는 16비트 게임...
Commented by 라큄 at 2008/08/22 00:45
더빙판이 싱크로가 매우 끝내줍니다.
Commented by theadadv at 2008/08/22 01:02
뭐, 자막판은 우주에서 초음속 비행도 하는데요 뭘...

개인적으론 월E의 directive는 명령이나 임무가 아닌 행동지침에 더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8/22 01:05
단어의 원뜻은 그쪽에 가깝지만 이브가 식물을 선장에게 가져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임무'를 퍼뜩 떠올릴때도 그 단어를 쓰는걸보면 지침은 잘 와닿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 월이에게 '네가 하는 일은 뭐냐'고 물을 때는 일반적인 의미니까 지침이라 해도 되겠지만)
Commented by theadadv at 2008/08/22 21:45
월E의 로봇들은 처음에 설계된 목적들이 다들 특정한 것 한가지이죠. 그러니까 월E의 로봇들은 단순히 한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 그외의 세부지침을 추가되거나 누가 새로 프로그램해 넣는 명령이나 임무는 적당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8/08/22 23:36
'누가 새로 프로그램해 넣는' 이라는 뜻으로 말한 건 아니었는데요. 이브가 선장에게 식물을 가져가는 건 보다 구체성을 띠기는 하지만 애초에 설계된 목적 범위 내에 들어가는 행동이었죠. 제가 말하는 '임무'라는 말 그대로 '맡은/맡겨진 일'이라는 거고 그 이상의 뜻은 아닙니다.

그에 비해 지침이라 함은 감상문에서 언급하신 protocol의 의미도 있기는 하지만 '생활/행동 따위의 지도적 방법이나 방향을 인도하여 주는 준칙'이라는 법률적 의미가 더 일반적이기 때문에 프로그래머가 아닌 일반관객에겐 좀 딱딱하고 생소하게 들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였습니다.

한줄요약: 의미상으로 보면 지침이든 임무든 다 괜찮은데, 말의 느낌상 임무를 밀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비닐우산 at 2008/08/22 08:07
> 지구에 내려선 선장이 '피자 나무'를 외칠 땐 저 등신들이 과연 제대로 살아남을까 싶었지만

헉 시크하신 표현.


맨 마지막 그 로고를 보고 혹시 월E자체가 극중극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당. 그 정착과정의 그림이 이집트풍에서 점점
진화하는게 마음에 들었네용.

Commented by 듀얼배드가이 at 2008/08/22 08:42
우주선에 사는 사람들이 모든 음식을 음료식으로 먹어야 하는 부분에선 좀 섬찟했습니다 -_-
Commented by 배트맨 at 2008/08/22 09:58
그러고보니 정말 월-E는 700년동안이나 고달픈 삶을 지속해야 했던 육체 노동자였네요. 그런 최하위층 블루 칼라 로봇이 사랑도 쟁취하고, 지구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한 출발점이 되었으니.. 애시당초 현실과는 거리가 먼 판타지 애니메이션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블루 칼라 계층의 순수하기 이를데없는 월-E와, 영악스럽고 최첨단화된 이브의 궁합이 맞는다고는 할 수 없을텐데.. 현실과는 많이 다른 사랑 이야기에 많은 관객들이 호응을 한 것은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고요. 이룰 수 없는 현실적인 사랑이 영화속에서는 가능했으니까요. 흐흐~
Commented by bada at 2008/08/22 10:08
원래부터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이라던가 뭔갈 초월한 사랑이 로맨틱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니...
근데 솔직히 월E와 이브가 그런 사이라곤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굉장히 감정이입(?)을 잘하는 분이 '잠본이'님이군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8/22 12:57
저도 선장이 왜 지구귀환에 집착하는 지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아마도 본심은 선장으로서의 자존심 때문이였을 것 같아요.
CEO는 진짜 배우를 썼는 데, 700년 후 사람들은 3D인 게 좀 어색했습니다.
Commented by 예영 at 2008/08/22 14:54
육체노동자도 자기 하기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는 성공신화일까요? ^_^;;;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인가요?

선장님이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한 건, 아마도 우주선의 반복되고 늘어지는 일상이 심심해서였을지 모릅니다. 지구에 사는 우리들도 매일매일 같은 일만 반복되는 지루한 직장생활, 취미생활도 딱히 없는 무료한 일상을 참기 힘들어하잖아요.

월-E의 묘사를 보면, 아마도 우주선 엑시엄 안에서의 인류의 생활은 기형적이라고 주장하려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일시적 피난 여행 정도로 계획했던 게 장기화되면서 제대로 된 건강한 문화생활이 활성화되지 못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선장님이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한 동기가, 지구에서의 선조들의 생활이 활기차고 흥미로워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700년 후 사람들을 3D로 처리한 것은, 하나같이 뚱뚱한 외모니까 현실적인 외모 묘사가 필요 없을 듯도 싶고, 일부러 영화의 귀염도를 상승시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닌가 제 맘대로 생각해보았습니다.
Commented by 니트 at 2008/08/22 15:32
저는 영화를 보면서 엑시움이 어디까지 여객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경제적인 여력이 없는 사람들의 행방은 어떻게 된거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B&L이 막장이었다면 그냥 버리고 갔을수도...OTL)
Commented by 작은인장 at 2008/08/22 18:46
와우...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관찰력과 기억력이 대단하신듯...
저도 엮을께요. ^^

ps.
현재의 기술로도 어느정도 구현가능할 법한 평균적인 능력만 갖춘 투박한 외형의 월E와 막 퓽퓽 날아다니고 빔을 쏘는 등 현재 기술로는 꿈도 못 꿀 초미래파 스타일의 유선형 엘리트 이브의 대조적인 매력 -> 이게 남녀 성 정체성에 대한 부여가 아닐런지요?
투박한 남성과 미모의 여성..ㅋㅋ
Commented by 작가 at 2008/08/23 00:15
씨너스 이채에서 자막판을 봤는데 '임무' 라고 나오던데요.......
플랜트도 '식물' 이라고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역자가 두명인가!?
Commented by 마틸다 at 2008/08/24 13:31
5년만에 지구 대청소 계획이 실패한 것은 어떤 사고로 월 E를 뺀 나머지 지구 청소 로봇이 죄다 고장이 나버려서 라고 알고 있습니다...;ㅂ;
Commented by dpavkf at 2008/08/26 01:10
'이브가 선장 앞에 출두하여 식물을 내놓으려고 했을 때 감쪽같이 없어진' 부분은.. 지금쯤이면 이미 아실 것 같지만..;; 식물이 있음을 확인하고 오토가 go-4를 부른 뒤에 월리가 선장의 선실로 떨어져버렸잖아요. 그리고 선장과 함께 다시 브릿지로 올라오구요.
그 때 go-4가 가져가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 즉시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은 이유는 알수 없군요orz)
Commented by 사이암 at 2008/08/27 18:55
저도 보면서는 저 부유한 백인들이 유일한 생존인류야? 그게 지구 대표로 저렇게 지구를 버리느니 살리느니 고민을 하는 거야? 하고 심경은 복잡했지만 그래도 월E와 이브의 매력에 빠져 버렸어요. 로봇들의 노동 하에 안락을 보장받아왔으니 저 인류는 좀 고생해도 되겠죠.orz
Commented by 페니웨이™ at 2008/08/30 15:09
과연 픽사가 이번에 [쿵푸 팬더]를 넘어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건 뭐 기우의 차원을 넘어서더군요. 넘사벽이 무엇인지를 실감케하는 외계인 집단입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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