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비슷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두 편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5년 전, 마블의 난폭한 녹색 만화주인공을 등장시킨 첫 번째 영화
<헐크>가 개봉했다. 이 영화는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2억 4천 5백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두 번째 시도인
<인크레더블 헐크>는 코믹한 부분을 늘리고 이안 감독이 보여주었던 사색적 요소를 대폭 축소했지만, 전편을 크게 능가하는 흥행 성적을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며, 따라서 속편이 제작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째서일까?
마블사의 한 내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비록 이 영화의 흥행수입이 전편의 수준에 머무른다 해도, 우리는 그 성적에 만족할 겁니다. 속편의 제작 여부가 반드시 성공의 척도인 것은 아니죠."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 영화가 전편의 전세계 흥행성적을 10% 정도라도 앞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태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일 테고, 적어도 당분간은 속편을 만들기에 충분한 관심을 모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루이스 리테리어 감독의 <인크레더블 헐크>는 개봉 4주째에 미국 내에서 1억 2천 5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지난번의 <헐크>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비슷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헐크>는 최종적으로 1억 3천 2백만 달러의 미국 내 흥행수입을 올렸는데, 그 후임자도 별로 나아 보이지는 않는다.
아직 해외시장 개봉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인데, 개봉을 앞둔 국가들 중에는 만화와 특히 친숙한 일본 시장도 끼어 있다. 하지만 에드워드 노튼이 주연한 이번 영화가 해외시장에서 1억 3천만 달러 고지를 넘어서려면 상당히 고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편은 해외시장에서 1억 1천 3백 2십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액션영화는 미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일이 많지만, 만화원작의 경우는 미국 시장을 벗어나면 문제가 달라진다. 마블은 헐크가 자기들이 보유한 작품 중에서는 세계시장에서 두 번째로 인지도가 높다고 역설한다. (첫 번째로 유명한 캐릭터는 물론 스파이더맨)
유니버설 국내 배급담당 사장인 니키 로코(Nikki Rocco)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의 배급사로서, 우리는 흥행 결과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두 영화의 흥행 결과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영화의 좀 더 가벼운 분위기가 속편을 만들기에 보다 이상적이라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리메이크작의 DVD가 에릭 바나 주연의 첫 번째 영화보다 훨씬 수지맞는 타이틀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런 반면, 제작비 및 홍보비는 이전보다 훨씬 비싸져서, 2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전편의 제작비는 대략 1억 5천만 달러 정도였다.
그렇기는 하지만, 음침한 분위기의 전작이 헐크 캐릭터를 사랑하는 열성팬들의 흥미를 잃게 만든 나머지, 헐크를 가지고 성공적인 영화 시리즈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롭게 단장하여 극장에 내보낼 필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마블은 아직까지 속편 제작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두 영화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개봉에 앞서 어느 정도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었느냐 하는 점에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르페지오 파트너스 사(社)의 중역이자 연예사업 분석가인 데이빗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한다. "할리우드에서 하는 일에는 직관적인 통찰이 반드시 끼어들죠. 첫 번째 헐크 영화는 NBC와 유니버설의 합병이라는 배경과, 비평가들이 인정하는 이안 감독의 블록버스터 대작영화라는 점 때문에, 상당히 높은 기대를 받으며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헐크를 개봉할 때는 이미 여름 블록버스터로
<아이언 맨>이 대박을 터뜨린 뒤였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부담감 없이 최대한 홍보를 절제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영화는 애시당초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거죠."
마블에서 직접 제작하고 파라마운트가 배급한 <아이언 맨>은 세계시장에서 5억 6천 3백만 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거두었다.
Original Text (C) Carl DiOrio / Hollywood Reporter
Translation (C) ZAMBONY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