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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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가장 무서운 결전장은 법정?!
<아이언 맨>을 비롯한 자체 제작 영화로 한참 주가를 높여가고 있는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앞길에 강력한 장애물이 나타났다. 더군다나 이번의 장애물은 관객의 불평이나 흥행성적 같은 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바로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이다.

소송을 제기한 장본인은 마블의 핵심인물인 스탠 리의 친구이자, 한때는 그와 함께 독립회사인 스탠 리 미디어(이하 SLM)를 경영하기도 했던 피터 F. 폴(Peter F. Paul)이라는 사나이다. 그는 자기가 1998년에 스탠과 함께 창업했던 SLM이 도산한 것을 스탠 본인과 공매 투자자들(short-sellers), 그리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렸다. 게다가 아직까지 법인격을 유지하고 있는 SLM은 창립 당시 스탠과 맺은 계약에 따라 그가 창작한 캐릭터들에 대한 권리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면서, 마블이 그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은 자기들 몫이라고 주장한다.
이야기의 발단은 마블사가 경영부진으로 허덕이던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배주주였던 재정전문가 로널드 페렐만(Ronald Perelman)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블사의 경영실적은 침체를 면치 못 했다. 1998년, 페렐만으로부터 지배주주 자리를 넘겨받은 아이작 펄머터(Isaac Perlmutter)는 결국 파산 신청을 하고, 당시 마블이 스탠 리와 맺고 있었던 연봉 1백만 달러짜리 종신고용계약도 백지화했다. 그러한 절차에 따라, 스탠이 창작한 여러 캐릭터들에 대한 마블의 독점 사용 계약도 무효가 되었다.

프리랜서가 된 스탠은 친구인 폴과 함께 SLM을 설립한다. 폴은 자본금으로 5십만 달러를 투자했고, 스탠은 자본금 대신 자기가 보유한 모든 지적재산권을 SLM에 위임했다. 인터넷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라는 그럴듯한 간판을 내걸고, 신생 닷컴기업인 SLM은 당시의 버블마켓에서 꽤 잘 나가는 회사로 부상했다.

스탠 리가 SLM과 체결한 계약서 (1998년 10월)

성공에 도취된 폴은 2000년 8월에 힐러리 클린턴의 미 상원의원 출마를 지원하기 위한 할리우드 모금 행사를 개최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측근과 접촉하여 빌을 SLM의 친선대사로 영입하는 방안을 의논하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 후, 폴이 과거에 저지른 범죄 때문에 전과경력이 있음을 문제삼는 기사가 언론에 떴다. 폴의 범죄는 두 가지였는데, 첫 번째는 쿠바 정부에 커피 수송을 약속하고 수백만 달러의 돈만 받아챙긴 뒤 도망친 것이었고, 두 번째는 코카인 소지 혐의였다. 클린턴 측은 이 소식을 전해듣자마자 곧장 폴과의 모든 관계를 끊었다.

게다가 폴은 1999년부터 SLM의 주가를 조작해 오고 있었다. 그는 회사의 주식을 유지하고 부도를 막기 위해 준비금 계정(margin account)에서 돈을 빼내어 직원들의 월급에 충당하는 재주까지 부렸다. SEC(미 증권감독원)이 수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조사를 개시하자, 폴은 브라질로 도주했다. 그곳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된 폴은 미국으로 송환되기를 기다리며 형무소 신세를 져야 했는데, 폴 본인의 말에 따르면 지하 감옥의 죄수나 다름없는 비참한 생활이었다고 한다.

결국 SLM은 2001년에 파산 보호 신청을 제출했다. 한편 스탠은, 2002년에 마블사를 상대로 그전까지는 비밀로 되어 있었던 어떤 계약에 근거한 소송을 제기했다. 스탠은 SLM에 자기 지적재산권을 위임한지 한 달 뒤인 1998년 11월에 마블사를 찾아가서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을 비롯한 여러 캐릭터에 대한 권리의 절반은 자기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마블사가 파산절차를 거치면서 자기와 맺은 권리 위임 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스탠은 마블사와 담판 끝에 자기의 권리를 다시 위임하는 대가로 1백만 달러의 연봉과 영화 및 TV 관련 수익의 10%를 지급받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스탠 리와 마블 엔터프라이즈의 계약서 (1998년 11월)

그후 2002년에 영화 <스파이더맨>이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10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거두자, 스탠은 위에서 말한 계약을 꺼내들고 마블을 법정에 불러낸 것이다. 이들의 분쟁은 2005년에 양 당사자가 화해함으로써 해결되었는데, 마블은 나중에 이 소송 때문에 천만 달러의 벌과금을 물어야 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피터 폴은 미국으로 강제송환되어 전자팔찌를 찬 채 가택연금 처분을 받았고, SLM의 주식 조작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폴은 이대로 순순히 물러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다른 방향으로 역공에 들어갔다. 일단 클린턴 부부를 상대로 SLM의 잠재적인 투자자들을 쫓아보내어 경영을 악화시킨 책임이 있다며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스탠의 지적재산권이 여전히 자기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SLM 투자자들이 마블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전면적으로 지원 태세에 들어갔다.

폴과 함께 SLM의 법정 투쟁을 주도하는 인물은 투자자이자 현재 SLM 회장인 제임스 네스필드(James Nesfield)이다. 한때 월스트리트에서 증권 전문가로 활동하던 네스필드는 엘리트 관료인 엘리엇 스피처(Eliot Spitzer)가 뉴욕주 검찰총장 시절에 펀드 관련 수사를 할 때 정보통으로 활약한 인물이기도 했다. 네스필드는 먼저 마블사와 접촉하여 스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였으나 마블 측은 이를 무시했고 이에 격분한 네스필드는 SEC에 마블사와 스탠 리의 증권관련 비리를 기록한 문서를 제출했다.

제임스 로렌스 네스필드가 SEC에 제출한 행정서식 13-D 문서 (2007년 8월)
위 문서의 요약본

SLM이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출한 소장 (2007년 5월)
SLM이 스탠 리를 상대로 제출한 소장 (2007년 7월)

이 소식을 들은 스탠은 콜로라도주 지방법원에 '오히려 네스필드 측이 SLM을 내게서 가로채 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스탠은 다른 투자자들에게 '폴이 네스필드의 그룹 배후에 있으며, SLM의 때 이른 도산 역시 폴의 책임'이라는 취지의 편지도 발송했다. SLM의 지분 중 대다수는 여전히 폴이 1999년~2000년 사이에 주가조작에 동원했던 법인들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폴은 문제의 주식들이 2003년 이래 다른 인물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 다른 인물이란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 거주하는 부동산업자이자 관광업자인 크리스토퍼 C. 벨란드(Christopher C. Belland)인데, 2003년에 폴의 보석금을 대신 내주면서 주식을 인수했다는 것이었다. 2008년 5월, 콜로라도주 법원은 SLM의 운영권이 네스필드 측에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발행하는 금융전문지 <배런즈>와의 인터뷰에서, 마블사는 네스필드가 어떠한 권리도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탠이 SLM과 체결한 계약서에는 어떤 마블 캐릭터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마블 측의 주장에 따르면 스탠이 창작한 캐릭터들은 '고용저작물(works-for-hire)'이기 때문에, 그 권리는 어디까지나 스탠의 고용주였던 마블사 측에 귀속된다는 것이었다. 스탠 리 본인도 공식적으로 이러한 설명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스탠과 마블이 맺은 위임계약의 내용이나 지난 2002년 소송 때의 주장과 어긋난다는 것이 문제다. (당시는 마블과 스탠이 캐릭터에 대한 권리를 나누어 갖고 있다는 전제하에 협의가 진행되었던 것이므로) <배런즈>는 스탠 리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결국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한때 스탠 리의 친구였으나 이제는 철천지 원수가 되어버린 피터 폴은 '내가 이 분쟁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나의 결백에 대한 증명'이라고 주장한다. 주가를 조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SLM의 도산까지 자기 탓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나는 희생양(fall guy)으로 끌려나온 것이다. 하지만 모든 법적 절차가 정당하게 이루어진다면 내 누명은 벗겨질 것이다.'

당연히 스탠 리와 마블사 측은 폴과 네스필드의 주장을 격렬히 반박하고 있다. 그들은 특히 폴의 전과기록과 범죄 사실을 이유로 들어 그의 말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탠의 지적재산권 문제에 석연치 않은 모순이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만약 네스필드가 이끄는 SLM 투자자들이 마블의 수익 절반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이번 소송은 마블의 신용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으며, 영화 제작과 각종 부대 사업으로 일구어낸 수십억짜리 캐릭터 비즈니스에 대한 권리가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한 문제제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2008년 6월 30일 시점에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은 주당 33달러에 거래되었다. 올해 마블사가 벌어들인 수입은 4억 8천 6백만 달러이며 이 중 1억 4천만 달러가 순수익으로, 작년 수익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또한 이에 따라 마블사 주주들은 1주당 1.7달러의 이득을 보았다.

지난 2000년부터 마블 캐릭터가 등장하는 PG-13등급 영화 13편이 제작되었는데, 이들이 벌어들인 총 수입은 누계 4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올해는 자회사인 마블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영화를 자체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흥행수입 전부를 챙기는 기념비적인 첫 해가 되었다. (이전의 영화들은 모두 외부 제작사에 제작 및 배급을 맡기는 형태였기 때문에 마블은 캐릭터 사용료만 받고 나머지 수입 대부분은 제작을 맡은 영화사가 가져갔다)

그러나 <배런즈>가 6월 마지막주에 마블과 스탠 리를 둘러싼 소송 기사를 내보낸 뒤인 6월 30일 오후 거래에서는 마블사의 주식 가격이 0.7%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양측이 이 소송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할지, 그리고 마블사의 상승세를 낙관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결국 누가 영웅이고 누가 악당인지는 법정에서 결정내릴 문제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3년간에 걸쳐 진행될 일련의 마블 영화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제일 신경쓰이는 점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 사건은 스탠형님의 '미묘하기 짝이 없는(어찌보면 무책임한) 계약서 두 통' 때문에 SLM과 마블이 스탠표 캐릭터의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가 다투는 소송과, '날 이렇게 만든놈들 다 엿먹어라'는 심정으로 물고 늘어지는 폴선생이 스탠형님과 클린턴 집안에 제기한 소송이 맞물린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후자는 지적재산권보다는 주식관련 범죄와 얽힌 감정싸움이라는 인상이 더 강한데... 과연 힐러리가 대통령 후보로 안 나서고 <아이언 맨>이 박스오피스에서 죽을 쑤었어도 이 사건이 요렇게까지 화제가 되었을까 하는 얄궂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결국 이 사건의 교훈은 친구 한번 잘못 사귀면 평생 고생...일려나? OTL)

Article (C) ZAMBONY 2008


※소송 관련 기사:
The Rage Offstage at Marvel (Barron's)
Marvel Stock Falls after Barron's Warning (Barron's)
Could Lawsuits Spell Trouble For Marvel Entertainment (MVL) (StreetInsider.com)
Legal fights could hurt Marvel (Reuters)
Marvel's in for a Hulk of a Lawsuit (Seeking Alpha)
Another look at Stan Lee Media v. Marvel (Newsrama.com)

※스탠 리 미디어 관련 기사:
Heroes Wanted: Stan Lee Media Struggles to Stay Afloat (Animation World Magazine)
Stan Lee rises from dot-com rubble (USA Today)
Stan Lee Media Sues Marvel For $5 Billion Over Superhero Profits (Cinematical.com)
Stan Lee Media Sues Marvel: $5B (REDHERRING)
Stan Lee Media, Inc. Files Expected Lawsuit Against Stan Lee (Comics Reporter)

※참고 사이트:
Marvel Entertainment
Stan Lee's Pow Entertainment
Stan Lee Media
Wikipedia : Stan Lee Media
Peter Paul Official Blog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by 잠본이 | 2008/07/01 15:57 | 굳세어라 거미남 | 트랙백 | 핑백(2)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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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면 맥어보이의 &lt;원티드&gt;가 더 낫다는 생각...암튼 양도해주신 분,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길...^^'영화' 관련 인기글마블의 가장 무서운 결전장은 법정?! 잠보니스틱스 by 잠본이|20시간전 을 비롯한 자체 제작 영화로 한참 주가를 높여가고 있는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앞길에 강력 ... 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며칠 전의 괴.. at 2008/07/07 14:47

... ......이건 대체 뭐지?! 라고 생각하며 세부통계를 뒤져보니... ......역시 세상에서 제일 인기좋은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더니... 마블의 불행을 나의 조회수와 맞바꾼 것만 같아 죄송하기 그지없군요. (근데 여전히 덧글 수는 평소보다 별로 늘지도 않아서 좌절중 OTL) ps. 그 전날이나 전전날에 1천대 ... more

Commented by ZeX at 2008/07/01 21:23
참 민망하달까... 추하군요 이거 --;
Commented by utena at 2008/07/01 21:34
오늘도 다시 한번 '계약서는 꼼꼼히' 재복습을..-_- (중복되는 낱말을 몇개를 쓴겨)
Commented by 半道 at 2008/07/01 22:29
역시 계약서는 주의해서 써야하는 실제 예군요. [끄덕]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7/01 23:53
고우영화백님 말마따나, 똥이 있는 곳에 파리가 꾀이는 법이죠.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8/07/02 00:06
우리나라같으면 전직 대통령이 포함된 소송같은 것은 내지 못하겠지요 ?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7/02 00:41
....이걸 영화로 만들면 더 잘팔리겠습니다.....(...OTL....)
Commented by 예영 at 2008/07/02 00:59
이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문화계에서 계약 잘못해서 말썽 생기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네요. 계약서 쓸 때는 눈에 불을 켜고 법적 검토를 거쳐야 되겠군요. 아뭏든 마블 영웅물이 요새 엄청 떴다는 증거일려나요?
Commented by 레인폴드 at 2008/07/02 01:49
애니동에도 달았지만... 역시 소송천국다운-_-;
Commented by 라우비 at 2008/07/02 14:52
꿈도 희망도 없는 수퍼 히어로 세계로군요;
Commented by inthda at 2008/07/02 15:48
그야말로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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