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하고 막힘없고 긴박감 넘치는 잘 만든 액션영화인 것은 확실한데 영 미묘한 구석이 있어서 100% 행복하게 즐길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기본설정을 설명하자면 한때 날리던 특수요원 아저씨가 은퇴한 뒤 경비업체 알바나 뛰면서 쓸쓸한 말년을 보내는데, 그동안 가정에 소홀한 탓에 그 죄값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혼한 아내는 가끔 만나도 벌레보듯 하고, 하나뿐인 딸래미는 그냥 신나서 놀러다닐 생각에 정신없는지라 아버지하고 시간 보내는 것도 여의치 않고... 이런 식으로 안습의 극치를 보여주던 주인공이 딸래미의 납치라는 비일상적인 극한상황에 힘입어 007 쌈싸먹는 슈퍼히어로의 얼굴을 되찾아 난리부르스를 친 끝에 결국 딸래미를 구하여 부친으로서 인정받는다는 얘기다. (이미 아내가 재혼한 상태이므로 가족을 완전히 되찾는 건 아니고 그냥 관계가 약간 개선된다는 정도에서 타협하지만) 이를테면 앞만 보고 줄기차게 달려오느라 가정을 신경쓰지 못해서 늘그막에 소외되어버린 현대의 아버지들을 위로하려고 만들어진 액션 판타지인 셈인데...
-아무리 딸래미 구하기 위해서라지만 80시간도 안되는 시간동안 파리 시내 전역을 막 휘젓고 다니며 이민자 깡패들, 그들과 결탁한 보안국 부국장, 인신매매조직, 그들의 고객 등등을 상대로 폭행치사, 도청, 신분증 위조, 전화녹음, 영업방해, 납치감금, 전기고문(!), 가족을 인질로 공갈협박(!) 등등의 무시무시한 짓을 저지르다니... 권선징악이란 면에서는 꽤 카타르시스를 줄만한 내용이긴 한데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자국과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나라 가서 깽판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미국이란 나라의 이미지와 오버랩되어 묘하게 불편한 느낌이 든다. 그런 엄청난 짓을 저질러 놓고도 딸래미의 '날 구하러 와줬어!' 한마디로 피로가 싹 풀리고 희생자나 관계자, 각종 피해에 대한 뒷감당은 대체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찜찜하다. (아무래도 딸래미의 새아빠쪽이 부자니까 손을 좀 썼을테고, 친구인 부국장도 자기도 뒤가 구린 게 있다보니 대충 무마하는 선에서 넘어갔을 듯 하지만...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고 총맞은 이사람 부인은 대체 무슨 죄람? 옆방에서 자다가 총소리에 놀라서 깼을 게 분명한 아이들도 그렇고 OTL)
-주인공의 국적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보편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아무래도 점점 사악해지는 악당들 때문에 점점 살기는 힘들어지고 세상은 위험해지는 반면 공권력은 도무지 믿음이 가질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은지라 강력사건 피해자나 유족들이 속이 터져서 돌아가실 지경인 우리나라 현실과 매치되는 면도 있기 때문에 확실히 공감이 가는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비슷한 시기의 한국영화 <추격자>와 비교되는 것은 아마도 이런 특징 때문일 것이다), 역시나 찜찜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주인공을 비난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라도 저런 상황에 저런 능력을 갖고 있다면 주인공처럼 막장으로 나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OTL
-주인공이
리암니슨이다 보니 이런 망상도 가능하긴 한데 왠지 웃을 수가 없다...;;;
<< 킴이 아빠에게 전화하지 않았던 진짜 이유 >>킴: "아빠는 무슨 일을 할까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어요."
브라이언: "나쁜 일은 하지 않았어."
킴: "스파이였어요?"
브라이언: "2차대전 때는 나치에게 붙들린 유대인들을 탈출시키는 위험한 일을 했어."
킴: "2차대전이오?"
브라이언: "네팔에서 닌자들과 수행하기도 했고, 인조피부를 만들어 갱단과 싸운 적도 있었지."
킴: "닌자? 갱단?"
브라이언: "사실은 이건 CIA도 모르는 비밀인데"
킴: "네에?!"
브라이언: "전생에는 아주 먼 은하계에서 공화국을 지키는 기사였단다!"
킴: '엄마 미안... 나 왠지 이사람과 결혼했던 엄마가 자꾸 불쌍해지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