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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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의 Ms. White
White (C) Orange Story

1999년경 '오렌지 스토리'라는 업체에서 내놓은 오리지널 캐릭터 '화이트'양입니다.
축하카드, 샤프심, 편지지 등 각종 문구류에 사용되어 그 자태를 뽐낸 바 있습니다.
당시 암담한 미래에 허우적거리던 얼치기 고시생 잠본이는
신림동의 어느 문구점에서 그녀를 처음 만나 한눈에 반하였고
황폐한 고시생활을 이겨내기 위해 관련상품을 눈에 띌 때마다 구입한다는
평소때라면 절대 안 할 미친짓을 하기도 했던 것입니다.
오늘은 그 엄한 콜렉션의 일부분을 추억거리 삼아 살펴보도록 합시다.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White (C) Orange Story

대체 왜 이렇게 단순무구한 캐릭터에 빠져들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대강 몇 가지 이유가 떠오르더군요.

첫째로 이 캐릭터, 눈과 코는 있는데 입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인지 애매하고 일종의 신비감마저 느껴지죠.
예전에 누군가가 분석했던 '헬로키티 효과'와 비슷한 패턴이라 보시면 됩니다.

둘째로 베리에이션이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같은 '화이트'양인데도 천사, 신부, 여학생, 패션모델, 산타, 지휘자 등등
실로 다양한 직업과 의상, 헤어스타일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천사버전은 너무 디자인이 차이가 나서 동일인 맞나 의심스럽기도)
게다가 포동깜찍한 컬러 일러스트와 무색투명한 흑백 일러스트를 통해
같은 디자인이라도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는 게 흥미롭죠.
익숙하게 느껴지던 캐릭터나 실존인물이 경우에 따라
평소와는 전혀 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것에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로 세련된 디자인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위에서 아래까지 총 10장인 성탄카드 시리즈는 봉투와 봉함용 스티커까지 합해서
단돈 백원에 팔았습니다. (요즘같으면 절대 못할 일이죠. 물가가 올랐으니)
아마 그렇게 싸지 않았다면 아무리 모에에 눈이 멀었어도
구두쇠 잠본이가 저렇게 많이 사들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
그 다음에 나온 2000년 달력 시리즈는 3백원대였고,
나머지는 대략 백원~2백원이었죠. 정말 캐릭터 외모만큼이나 착한 가격입니다.
물론 당시의 다른 경쟁상품들도 비슷한 가격에 카드를 내놓긴 했지만
같은 값이면 역시 정이 더 가는 디자인에 손을 뻗는 게 인지상정이겠지요. =)
단적으로 말해 국산 캐릭터에게서도 충분히 모에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잠본이는 벌써 그때 발견했던 것입니다.
(...라고 해도 모에라는 단어 자체가 한국에 들어온건 한참 뒤지만 OTL)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렌지 스토리의 다른 캐릭터들은
'화이트'양 만큼의 개성을 발휘하지도 백업을 받지도 못했고,
그 때문인지 한동안 화이트양만 보이다가 급기야는 업계에서 자취를 감추었지요.
역시 아무리 간판 캐릭터가 강력해도 지원군을 양성하지 못하면 오래 못 가는 겁니다.
디즈니가 미키에만 목매달았다면 아마 지금쯤은 역사책 한 페이지에도 남지 못했겠죠;;;

Selly (C) Orange Story

같은 시기에 나온 오렌지 스토리의 다른 캐릭터, '테크노 셀리'.
이름 그대로 테크노 가수 컨셉인 것 같긴 한데 카드는 이거 하나 달랑입니다.
역시 입이 있고 없고가 캐릭터의 인상을 확 달라보이게 하는군요.
얘도 나름대로 귀엽긴 하지만 화이트양만큼 미스터리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뭐 사람에 따라서는 반대로 그런게 더 좋아보일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한때 남몰래 정을 기울였던 캐릭터를 다시 들여다보고
이리저리 추억을 되새기려니 밤이 정말 짧군요. (오해받을만한 발언?)
그러나 공간활용의 무정함을 어찌할 수 없는 바, 저 카드들도 내일 처분할 예정입니다.
부디 휴지통으로 가지 말고 좋은 새주인 만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T.T

PS. 이글루스는 '팬시' 밸리를 개설하라! 개설하라! (대답없는 메아리 마크2)
by 잠본이 | 2008/05/11 23:49 | 바그다드의 도적 | 트랙백(1) | 핑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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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기침 가래엔 용.각.산. at 2009/07/21 22:01

제목 : White 편지지 (105 Design letter..
내 청춘의 Ms. White아까워서 쓰지는 못하고 끝까지 간직하게 된 사례. 편지지셋트의 가격은 2500원이었네요. 간직할 이유가 없는 편지지와 봉투는 실제 용도에 맞게 사용을 했으니..어찌보면 주객전도(主客顚倒), 재여부재(才與不才)의 고사가 연상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이밖에 다이어리 속지도 구입한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다이어리 속지는 쓰긴썼는데, 좀 중요도 높은 메모용도만 쓰다보니 빈 페이지가......more

Linked at 잠보니스틱스 : 비글견의 권유.. at 2008/05/12 11:23

... 아래의 화이트양과 더불어 1999년말에 구입했던 스눕히 카드. 마침 2000년도가 피너츠 50주년이라 여러가지 기념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몇 종류 더 있었지만 가격 ... more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5/11 23:51
순백에서 색이 입혀지니 뭔가 이미지가 바래진 듯한....ㅡㅡ;;
Commented by 정군 at 2008/05/11 23:52
무려 DDR 이 유행했던시기인거군요......음.......
Commented by 리볼빙 at 2008/05/12 08:04
순백의 느낌이 좋군요.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5/12 11:09
오오오 이거 좋은데요
Commented by xacdo at 2008/05/12 11:39
얼굴이 전부 45도 각도네요. ^^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5/12 20:29
모에의 향기가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요. 저 아가씨 친구가 있었지요. '체리' 라고요. 둘이 나란히 있는 팬시를 보시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실 겁니다. [카드캡터 사쿠라]의 사쿠라와 토모요의 노골적인 카피였거든요. 당시에 공식적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저는 좀 쓴웃음이 났었습니다.

Orange Story Realm(!)이라는 곳의 화이트양 갤러리(http://www.angelfire.com/realm/orangestory/white.html)를 보면, 최소 두 가지 그림체의 화이트양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이런(http://www.angelfire.com/realm/orangestory/images/towhite03.jpg) 이미지는...좀 슬프죠.
Commented by young026 at 2008/05/13 00:10
캔디스 화이트 양이 아니군요.^^
Commented by 키티 at 2008/10/29 19:40
우왕~ 이거 제가 젤 좋아하는 캐릭터인데요..(키티와 더불어..)
"오렌지스토리 white캐릭터"라고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님의 블로그가 있어서 들어왔습니다..
전 2001년에 처음보고 반해서 계속 모아왔는데, 이젠 완전 없어진 것 같아요.. ㅠㅠ
화이트 너무 예쁘죠..ㅎㅎ
전 가방을 사지 못한게 너무 후회된다는...
덕분에 잘 보고가네요~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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