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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마박사 변천사 (4) 스타 시스템편
내가 이 아저씨를 어디서 봤더라?

잘 알려진 대로, 아톰의 작가 테즈카 오사무는 자기가 창조한 주요 캐릭터를
자기의 각각 다른 작품에서 다양한 역으로 기용하여 출연시키는 버릇이 있었다.
이른바 '스타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마치 캐릭터를 배우처럼 취급하여
같은 외모를 갖고 있음에도 전혀 다른 성격이나 능력을 갖고 작품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다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우리의 호프 텐마박사 또한 여기서 예외가 될 수 없었으니...
이번에는 아톰과 무관한 다른 테즈카 작품에 출연한 텐마박사를 찾아보도록 하자!

Data Compiled by ZAMBONY

텐마박사가 스타 시스템을 통하여 다른 작품에 출연한 경우를 정리해보면 위와 같다.
아무래도 <철완 아톰>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 대부분이 너무 한 작품에만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다 보니
이런 식으로 다른 작품에 출연하는 경우가 적은 데 비해, 의외로 꽤 자주 등장하고 있다.
특히 후기 대표작인 <블랙잭>에는 8회나 출연하였고, 그 중 3회에서는 준주역을 맡기도 했다.
직업은 과학자라는 특성을 살려 의사 쪽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아집과 광기로 똘똘 뭉친 텐마박사답게 주로 비뚤어진 권력욕이나 자식사랑 때문에
남들과 마찰을 빚는 슬픈 아버지상을 실감나게 연기하고 있다.

특히 인상에 남는 출연작은 바로 블랙잭 에피소드 '형제' 편인데
동생을 끔찍이 사랑하지만 그가 자기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되자
실망하여 인연을 끊어버리고 버티다가 중병에 걸려 악악대는 형님 역할을 맡아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에피소드의 특이한 점은 그것만이 아니다.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전부 보통의 텐마박사 모습으로 등장하는 데 비해...
여기서는 골골대는 노년의 모습과
혈기왕성한 청소년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다!
(원작에서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텐마박사의 여러 가지 얼굴이 등장하는 셈)

블랙잭 종료 이후 간만에 출연한 작품은
<나나이로 잉꼬>의 '전화' 편.
아시다시피 천재적인 변장술과 연기력을 무기로 의뢰받은 대역연기를 몽땅 해치우며
가끔 부업으로(사실은 이쪽이 본업일지도) 관객들의 지갑을 털어가는 멋쟁이 괴도 이야기.

여기서도 아이에게 큰 기대를 걸고 과잉보호하는 엄격한 아버지로 나오지만,
연극에 뜻을 둔 딸자식이 자살소동을 벌이다가 시력을 잃는 사고를 당하고
그 와중에 말려든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무대에 데뷔하자
마음을 고쳐먹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아량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저러는 사이에 부인의 보석목걸이는 약삭빠른 주인공의 손에... OTL)

그리 인상적이거나 중요한 역할은 아니었지만,
'고집쟁이 아빠'라는 텐마박사의 평소 이미지에는 꽤 잘 맞는 역할이었고
<아톰> 때에 비하여 다소 부드럽고 여유로워진 텐마박사를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러고보니 블랙잭의 <돈! 돈! 돈!>에서도 딸이 자살미수... 참으로 파란만장한 배우인생이다 OTL)

그로부터 몇년 뒤에 나온 최후의 출연작은 <미드나잇> 제48화.
폭주족 출신의 주인공이 무면허 택시운전사로 일하며 만나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드라마.

여기서는 무려 도깨비불의 정체를 추적하는 심령연구가로 나와서
'그런 건 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라며 잘난 척을 일삼고,
'젊은 놈이 돼갖고서 저주 따윌 믿냐!'라는 둥 극언을 내뱉기도 한다.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한 주인공을 붙잡고 도깨비불에 대한 강의를 하는가 하면
자기하고 제대로 안 놀아준다고 버럭 화를 내는 등
그야말로 벽창호 노친네의 면모를 박력 넘치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텐마박사가 '부성'에 기울어진 연기를 많이 보여주었다면
여기서는 아버지라는 입장을 배제한 순수한 '광기'에 도전했다고나 할까?

결국 이 연구가 아저씨는 택시 몰고 도망가려는 주인공을 막아서고
이런 귀기어린 표정연기를 보여주며 사람 놀라게 한다.
(어찌보면 텐마박사 연기인생 30여년을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일지도;;;)
저 뒤의 결말은 여기서 밝히면 천기누설이 되니 여기서는 생략하지만...
텐마박사의 팬 여러분께서는(있긴 있나?) 기회가 되면 한번 보시길 권한다.

<아톰>만 알고 있었던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영역에까지 도전하여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여주었던 불꽃의 만능 엔터테이너 텐마박사.
아쉽게도 원작자 테즈카가 세상을 떠나서 더 이상의 출연은 없게 되었지만,
아직 그에게는 최후의 미개척지가 하나 더 남아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다음 글에서 계속)

Art (C) Tezuka Productions
by 잠본이 | 2007/09/30 21:22 | 아톰대륙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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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퍼프 at 2007/10/01 01:48
박사님의 팬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ㅠㅗㅠ
Commented by 돌다리 at 2007/10/01 09:54
정말 재밌게 잘 읽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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