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by 잠본이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메모장
카테고리
태그
포토로그
라이프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일까?
꿈많은 고교생 시절,
0083이나 F91같은 차세대 작품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어린 시절 해적판 대백과 붐이 일어났을 때 싹을 틔웠던 건담 열기가
다시금 햇살을 받아 마구 뻗어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열기는 대학에 입학하여 통신에 입문하고,
마찬가지로 건담에 관심있는 B모 모임 분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동안
점점 구체적인 무언가가 되어갔다.
그때 장난삼아 '아나하임 일렉트로닉스가 이렇게 커졌으니
사보 하나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끄적인 낙서가 바로 저것.

일단 (내 머릿속의) 설정상으로는 우주세기 0085년 5월에 나온 통권 제 1호로,
편집장은 당연히 (Z의) 멜라니 휴 카바인,
그 아래 편집자는 (0083의) 오설리반, (Z설정의) 코웰 가바난, (Z홍콩편의) 웡 리.
내용은 기업소개, 자회사 목록, 스탭진 소개, 회장 인터뷰, 신상품 홍보, 사내소식 등등.
기고자로는 (0083의) 루셋, 니나, 오빌, 그리고 B모 모임에서 카바인의 분신으로 통하시던 모 님.
(이미 팔삼에서 죽은 사람들이 어떻게 2년 후의 사보에 글을 써줄 수 있는가는 나도 모른다;;;)
게다가 게스트 인터뷰로는 무려 (0083의) 시마님과 (Z연출진의) 이마가와 감독을 초빙!
(같이 들어가 있는 기종불명의 곤담이나 뚱한 얼굴의 연방 병사는 무시하자;;;)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초호화 메뉴로 이루어진 꿈의 책이었던 것이다.
물론 실제로 만들 여력도 시간도 없었기에 단순한 기획메모로만 남기고 곧 사라졌지만
이때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상했던 계열사 목록은 B모 모임의 제3호 회지(1997)에 실려 있다.
(물론 실제로 아이디어를 낸 것은 다른 분들이고 나는 그때도 받아적어 정리만 했다;;;)
마치 건담 F90의 알파벳 베리에이션 기획처럼 A부터 Z까지 회사 이름을 생각해낸 결과
아래와 같은 리스트가 탄생했다.

아나하임의 계열사들 (공식설정 아님. 믿는 사람 제리드)

AA: Anaheim Artificial Intelligence Lab. (인공지능 연구)
AB: Anaheim Biochemistry (생명공학)
AC: Anaheim Chemical (화학공업)
AD: Anaheim Development Co. (개발사업)
AE: Anaheim Electronics
AF: Anaheim Funiture (가구)
AG: Anaheim Grocery (식품사업)
AH: Anaheim Hotel (호텔)
AI: Anaheim Information Service (정보통신)
AJ: Anaheim Journal (언론사업)
AK: Anaheim Kindergarten (유아교육)
AL: Anaheim Land (월면 놀이공원)
AM: Anaheim Motion Pictures (영화제작 및 배급)
AN: Ahaheim New Type Lab. (자체 뉴타입 연구시설)
AO: Anaheim Optical Instrument (광학)
AP: Anaheim Pharmacy (제약)
AQ: Anaheim Quick Service (특송)
AR: Anaheim Robotronics (로봇공학)
AS: Anaheim Software (소프트웨어)
AT: Anaheim Tour (관광 및 이민수속 대행)
AU: Anaheim University (사내 대학)
AV: Anaheim Video (가정용 영상물 제작)
AW: Anaheim Workers' Union (노동조합)
AY: Anaheim Youth Hostel (유스호스텔)
AZ: Anaheim Zoo (희귀동물 보존)

그리고 우리는 점차 인생의 물결에 휩쓸려 가면서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 후에
(C) Sunrise / Sotsu Agency / Enterbrain
사진 출처: 아마존재팬

진짜로 나와 버렸다

건담 탄생 20주년 기념으로 나왔던 기간한정 무크지 'G20[지투오]'를 편집한 놈들이
제반 사정으로 G20를 휴간하고 아스키를 떠나 엔터브레인으로 옮긴 뒤에
당당하게 내놓은 '아나하임 저널(설정상 제100호)'
실은 상업동인지인 주제에 '공식설정집'이란 소제목까지 걸고
뻔뻔하게 팔아먹은 희대의 괴서인 것이다.
(뭐 나 또한 그렇게 말하면서도 결국 사버렸지만 OTL)

속 내용은 물론 저때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고
(인물에 대한 얘기보다는 산업 전반이나 상품에 대한 얘기뿐이라 읽다보면 졸려죽는다;;;)
계열사 리스트도 너무 진지하게 만들어놔서 위 목록과 같은 '대놓고 장난하는 유쾌함'은 별로 없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통하는 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비록 비공인이긴 하지만 베일에 가려진 인물 코웰 J. 가바난의 얼굴사진도 실어주고 말이지~)

'내가 먼저 생각한건데 새치기당했다!'라는 마음도 들고
'어딜 가나 사람들 생각하는 건 다 똑같구만'이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역시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건 뭐냐면

아무리 꿈을 잘 꿔도

자금과 노하우 없으면 말짱 헛거


.............라는 사실이었다. OTL

이젠 건담에 대해서도 시들해져서 '아 그래, 그렇단 말이지' 이러는 레벨이긴 하지만
참으로 기묘한 경험인 것만은 틀림없다. =)
그래서 세상은 더욱 재미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거 생각해보니 '예언자가 너무 많다' 시리즈에 추가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OTL
by 잠본이 | 2007/07/29 00:30 | GUNDAMANIA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zambony.egloos.com/tb/161005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koolkat님의 글 - [2.. at 2007/07/29 07:25

... 0 metoo 아무리 꿈을 잘 꿔도 자본과 노하우가 없다면 말짱 헛거 - 이글루스 초메이져 블로거 잠본이님 가라사대 오전 7시 25분 역시대세는자금 ... more

Commented by 영원제타 at 2007/07/29 13:54
아아, 아릇한 기억 속의 물건이군요.
Commented by FAZZ at 2007/07/29 16:19
자본과 노하우가 없어서 사장되는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셀 수도 없이 많을걸요.... 보면 꼭 나중에 누가 그것을 상품화 시켜 대박 내드라... -_-

아 저거 내가 생각해 낸건데.... 라는 뒷북성 한탄....
Commented by 半道 at 2007/07/29 20:06
이런 일을 볼때마다 '아이디어 전파설'이 떠오릅니다.

지금도 누가 나와 같은 아이디어를 전파받고 있을지도!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