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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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본이 변압기 극장! #4
<< 교과서에서는 때려죽여도 가르쳐주지 않는 미국 역사 >>

1.
미국 정부는 1897년에 북극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기계생명체를 본국으로 옮겨와 철저히 분석하기로 결정한다. '메가맨' 혹은 'NBE-1'이라는 가칭으로 불리는 이 생명체는 그 생김새로 보아 상당히 흉폭한 성격일 것으로 짐작되었기 때문에 극도로 신중하게 취급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북극에서 미국으로 비밀리에 수송되어 오는 도중에 냉동이 풀려서 날뛸 가능성도 있었기에 실제로 옮겨오는 데에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몇 차례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미국 정부는 완벽한 냉동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 수송을 연기하기로 하고 상온에서의 극저온 유지기술 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퍼부었다. NBE-1을 분석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수확이 별로 없다고 예상했다면 그런 투자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연구자금을 마련하느라 국채를 남발하고 화폐의 흐름을 왜곡한 탓에 미국 경제는 점차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1929년을 기점으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경제 대공황'이라 하였다.
이 혼란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집권하여 대대적인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나서야 겨우 가라앉았지만, 사실 공황이 멈춘 진짜 이유는 섹터 7의 연구진이 효과적인 냉동기술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NBE-1은 무사히 미국 본토로 옮겨왔으며 그 몸체를 분석하여 얻어낸 신기술을 차례차례 응용함으로써 사회 각 분야의 경제 흐름이 안정을 되찾았던 것이다.

2.
1933년 3월, 프랭클린 델라노 루즈벨트는 미합중국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한 통의 밀서를 전달받는다.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봉인을 풀었다. 이미 전임자인 허버트 클라크 후버로부터 대략적인 인수인계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이상 무슨 내용이 더 남아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 문서에는 놀랍게도 이미 지난 1931년부터 건설 중이던 후버 댐의 진짜 용도와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은 상세한 관련 정보가 들어 있었다. 후버 대통령의 친필로 적힌 그 도큐먼트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제부터 이 문서에서 밝히는 내용은 전부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모든 것은 1897년 아치발드 윗위키 선장의 북극 탐험대가 조난당하면서 시작되었다...'

3.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미국 정부는 비장의 무기인 원자폭탄을 독일보다 먼저 실용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곧 '맨하탄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개발계획이 수립되었고 엔리코 페르미를 비롯한 각계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물질의 근본 구조를 파괴하는 강대한 힘을 손에 넣으려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문제는 그 연구에 사용되는 입자가속기에 있었다. 갓 발명된 신기술인 입자가속기는 한번 돌리는 데 상당한 전력이 필요했으나 전시체제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그러한 전력을 여유롭게 동원할 만한 형편이 아니었다. 결국 일부 핵심인사와 섹터 7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NBE-1을 가둬놓는 데 투입되던 전력의 일부가 맨하탄 프로젝트 쪽으로 돌려지게 되었다. 섹터 7은 정부 내에서 철저히 비밀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당장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만한 힘은 없었다. 다만 오랜 시간을 들여 뒷공작을 벌임으로써 정부의 방침을 천천히 바꿔나갈 수 있을 따름이었다.
결국 연방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NBE-1의 냉각장치 일부가 정지되었고, 그로부터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후버 댐 내부는 파괴와 살육의 현장으로 변했다. 군은 즉시 댐 근처를 폐쇄구역으로 지정하고 특수부대를 파견하였으나 NBE-1의 맹렬한 폭주는 연방정부가 전원을 다시 후버 댐으로 보낸다는 비상결단을 내린 뒤에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미국을 구원하려 시작한 맨하탄 프로젝트가 오히려 미국을 멸망시키는 결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일련의 사건은 어둠 속으로 묻혔고, 공식적으로는 독일 스파이의 파괴공작이라고 발표되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안경을 낀 중후한 인상의 백러시아 출신 유대계 청년 한 사람만은 이 사건에 얽힌 진실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그는 필라델피아 해군 실험장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임시로 후버 댐에 차출되어 냉동시설을 점검하던 중에 사건에 말려들었는데, NBE-1에게 이리저리 쫓겨다니다가 위기일발의 순간에 군이 출동함으로써 겨우 목숨을 건졌던 것이다.
그는 근무지로 돌아가기 전에 뉴욕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존, 우리가 옳았어요! 3원칙 없는 로봇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직접 내 눈으로 봤다고요!"
그 청년의 이름은 아이작 아시모프였다.



ps. Special Thanks to 腦香怪年 님.
by 잠본이 | 2007/07/07 10:21 | 개그 액추얼리 | 트랙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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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소년의 마음을 가진 아.. at 2007/09/19 09:44

제목 : 즐거운 이야기꾼
아침 일과 전에 잠깐 디시 토갤에 들렀다가 "진정한트랜스 문학"이란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더군요. 해서 읽어보니 상당히 그럴싸합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읽어보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 아래에 "잠본이"님의 글을 퍼 왔다고 써 놓았더군요. 잠본이님이면 이글루스의 그 분인데 저렇게 낼름 퍼 오다니, 뭐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보다도 ...more

Commented by 부엉 at 2007/07/07 11:54
푸하하핫;;;
오랜만에 미친듯이 웃고갑니다~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07/07/07 12:03
으하하하 ;ㅂ;
...근데 이거,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면 음모주의 자료로 활용될겁니다 'ㅅ'/
Commented by sesialord at 2007/07/07 12:17
멋지군요;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7/07/07 12:34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프리퀄 하나 만들면 될지도...
Commented by 半道 at 2007/07/07 13:45
여전히 최고의 센스!
Commented by 서방로보 at 2007/07/07 16:18
존은...존 윈담인가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7/07/07 19:30
아닙니다.
Commented by 삼총사 at 2007/07/07 22:47
메가맨.....록맨이군요!!!
Commented by LONG10 at 2007/07/07 23:38
1, 2번은 3번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군요. OTL

그럼 이만......
Commented by luxferre at 2007/07/09 17:51
언제나 잠본이님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7/07/10 09:59
흑역사는 이렇게 만들어지는군요. 친구가 누군가 했더니 존 켐벨이었군요. 역시 흑역사라는 게 참...
Commented by RAISON at 2007/09/19 09:21
디시 토겔에서 방금 이 글을 보고는 엇, 읽은 기억이 나는데 하며 갸우뚱했는데, 맨 아래에 잠본이님이 쓰신 글이라는 멘트가 달려 있더군요.
문득 생각이 나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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