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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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인간 하카이다
정확한 시대를 알 수 없는 미래의 세계. 한떼의 도적들이 중화기로 무장하고 어느 무인도의 지하감옥에 침입한다. 엄청난 보물이 묻혀있다는 소문만 믿고 쳐들어온 그들이 발견한 것은 뜻밖에도 쇠사슬에 묶인 채 앉아 있는 검은 가죽옷의 남자 뿐이었다. 이유모를 공포에 사로잡혀 화기를 난사하는 도적들. 그러나 남자는 사슬을 끊고 일어서서 칠흑의 기계인간으로 변신하여 도적들을 모조리 쓰러뜨려 버린다.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온 남자는 역시 사슬에 묶여있던 전용 바이크를 몰고 무인도를 벗어나 잃어버린 과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가 도착한 곳은 투쟁도 범죄도 없다고 알려진 기적의 도시 '지저스 타운'. 그러나 사실은 반항하는 자들을 극비리에 잡아들여 세뇌함으로써 평화를 유지하는 위선과 기만의 온상이었다. 지저스 타운에 무단침입한 검은 옷의 남자는 게이트를 파괴하고 중무장한 경비병들을 사정없이 해치운다. 반정부 레지스탕스의 일원인 소녀 카오루는 그런 그에게 흥미를 갖고, 함께 싸우자고 권하지만...

초대형 이벤트 '토에이 슈퍼히어로 페어'의 일환으로서 1995년 4월 15일에 극장개봉한 특촬영화. 이시노모리 쇼타로 원작의 전설적인 TV시리즈 <인조인간 키카이다>에 악역으로 등장했던 검은색의 라이벌 캐릭터 '하카이다'를 주인공으로 삼았지만, 캐릭터만 빌려오고 사실상 전혀 다른 설정의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이를테면 스파이더맨이 삭제된 세계관을 무대로 베놈이 주인공 되어 날뛰는 셈) 여기의 하카이다는 사부로가 아닌 '료'라는 이름의 청년으로 변신하며, 과묵하지만 제정신이 똑바로 박혀있고, 반항적이지만 인간적인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묘한 매력의 안티히어로로 그려져 있다. 감독은 <제이람> 시리즈나 <철갑기 미카즈키>, < GARO > 등으로 유명한 아메미야 케이타, 각본은 <조인전대 제트맨>, <초광전사 샹제리온>이나 평성 가면라이더 시리즈 등에서 활약한 이노우에 토시키. 1996년에 미처 사용하지 못한 15~20분 가량의 장면을 추가한 디렉터즈 컷 버전이 제작되었고, 이 둘을 합본한 컴플리트 DVD가 얼마 전에 발매되기도 했다. 그밖에 후일담 격으로 세가새턴용 게임소프트 <인조인간 하카이다 : 더 라스트 저지먼트>가 발표되었으나 현재는 입수곤란. (...그 이전에 이미 새턴 플랫폼 자체가 역사의 유물이 되어버려서;;;)

'블레이드 러너 풍의 무국적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정의의 탈을 쓴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위악적(僞惡的)인 터미네이터풍 인조인간 전사의 활약'이라는 간단명료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본작은 부분적인 액션연출이나 주인공 하카이다의 매력 묘사 면에서는 꽤 돋보이는 장면이 많지만, 줄거리는 헐렁하고 캐릭터들의 연기는 거칠거칠하며 연출도 다소 뜬금없는(이를테면 관객의 눈으로 보면 '어 여기쯤에서 감정이 고조되어야 정상인데 왜이리 담담해'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눈에 띄어서 뭐라고 말하기 상당히 애매한 실험작이라 하겠다. 종래의 선악 구도를 뒤집어서 오히려 '암흑의 파괴자'인 하카이다가 백색 옷을 입은 적들을 상대로 '주어진 규율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위한 싸움'을 수행한다는 아이디어는 괜찮았지만, 적역인 총독 그루제프가 너무 찌질한 자아도취형 바보로 설정되어 있고, 헤로인인 카오루와의 교류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으며, 그밖의 레지스탕스 캐릭터들은 별로 대사도 못해보고 죽어버리기 때문에 극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거의 '일격필살'에 가까운 하카이다의 전투방식(열나게 맞고 있다가 회심의 한방을 차분히 날려줌으로써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전세를 역전시켜버린다)도 호쾌하긴 하지만 '저래도 되는거야'라는 잡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해 보이기도 하고, 결국 명분만 '정의'인 그루제프 일당을 처단한 하카이다가 쓸쓸히 바이크 타고 (가면라이더 블랙RX 오프닝 생각나는 구도로 열심히 폼잡으며) 어디론가 떠나는 엔딩도 솔직히 허탈했다. (뭐 그렇다고 저 무뚝뚝한 하카이다가 억압받는 인간들을 모아 독립만세라도 외쳐줬다면 그게 더 끔찍했겠지만)

결국 이 영화는 작품 자체의 재미보다는 아메미야 감독의 걸출한 디자인 감각과 스타일리쉬한 액션연출에 초점을 맞추어, 당시 과도기를 맞이하여 여러모로 변혁을 시도하고 있었던 토에이 히어로의 흐름을 살펴보는 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료의 과묵하고 엄청 손해보는 짓만 골라서 하며 여복은 지지리도 없는 캐릭터를 놓고 같은 이노우에 각본인 <가면라이더 아기토>의 아시하라 료 = 길스에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해석을 내리는 시각도 있다. 그러고보면 여자는 아니지만 료와 상당히 중요한 부분에서 얽혔던 어나더 아기토의 본명은 키노 '카오루'였군;;;)

그나저나 처음에 료가 갇혀있던 장소가 '절해의 고도'라는 설정인데 대체 바이크 하나만 끌고 어떻게 뭍으로 건너온 걸까? (...작년에 나온 철인28호 실사판에서도 비슷하게 스리슬쩍 넘어가는 부분이 있었지 아마;;;;;;)

PS. Special Thanks to 건담=드렌져 님. =)
(C) Toei / Ishimori Prod.
명실공히 주인공이신 하카이다.
(수트액터/ 오카모토 지로, 성우/ 마츠모토 다이)
원조 하카이다를 베이스로 하면서도 여러가지 현대적인 어레인지가 가해졌다.
어찌보면 SIC시리즈의 선구에 해당하는 디자인일지도?!
인간체일 때는 벙어리인 주제에 변신하고 나면 엄청 말이 많아진다. (...)
칠흑의 보디도 모자라서 전용 바이크 이름은 '길티'(guilty)에다가 최고속도는 시속 666km.
(악당을 자처하고 있지만 사실은 저거 다 패션이고 결국 하는짓은 멋진 정의의 사자)
실은 옛날에 그루제프가 치안용 로봇으로 만들었지만 멋대로 자아를 발달시키는 바람에
제어가 힘들어지자 결국 폐기처분시키려 했던 것을 과학자들이 몰래 빼돌려 숨겨뒀다는 설정.
(C) Toei / Ishimori Prod.
인간체일 때의 하카이다 - '료'.
(연기/ 키시모토 유지)
이상하게도 이 모드일 때는 과묵해진다. 가끔 웃기는 하지만;;;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듯 하나 흉내만 내는건지 실제로 소화시키는 건지는 불명.
상처입은 부분을 수리하기 위해 그 부분만 일시적으로 인공피부를 걷어내는 재주를 부리기도...
(그나저나 이 아저씨 낯이 익은데 대체 어디서 봤지?)
(C) Toei / Ishimori Prod.
헤로인으로서 미인박명의 교훈을 온몸바쳐 실천해 보여주는 '카오루'.
(연기/ 호쇼 마이)
반정부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서 유일하게 대의를 위해 싸우려 하는 인물.
(나머지 일당들은 그냥 자기들이 지배층이 되어 호의호식할 생각밖에 안함;;;)
결국 경비병들의 총에 맞아 유명을 달리하지만, 그전에 보여준 그녀의 올곧은 태도는
하카이다에게 마지막 복수극을 결심케 하는 도화선이 된다.
(...전개 자체는 별 문제 없는데 죽을 때 너무 뜸을 들이다가 아주 뜬금없이 가셔서 좀 애매;;;)
(C) Toei / Ishimori Prod.
지저스 타운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원로원 총독 그루제프.
(연기/ 혼다 야스아키)
가끔 일본인 맞는건지 헛갈리게 하는 묘한 말투를 써서 영 인상이 고약한 악역.
(혹시나 해서 살펴보니 역시나 본업이 배우가 아니었다... 본업은 비주얼계 보컬리스트;;;)
온갖 술수를 다 써서 하카이다를 파괴하려 하지만 엄청 썰렁하게 당하고 만다.
(자기가 만들어놓고 제어도 못해서 저렇게 쩔쩔매다니 원)
깃털 날리는 화려한 패션은 '천사'를 모티브로 한 컨셉인 듯.
(C) Toei / Ishimori Prod.
그루제프의 보디가드 인조인간인 미카엘.
(수트액터/ 키쿠치 토시유키, 성우/ 이노우에 카즈히코)
네이밍이나 은빛의 몸체, 날개 비슷한 등짝의 무기 등은 역시 천사 컨셉.
하카이다 개발에 실패한 뒤 그루제프가 제작한 치안용로봇 제2호로,
경비병들의 진두지휘를 맡는 등 꽤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클라이막스에서 하카이다와 장렬한 싸움을 벌여 한번은 패하지만
그루제프가 미리 준비해둔 특수보디에 머리를 옮겨끼워(...)
거대메카인 '전차 미카엘'이 되어 복수혈전을 벌이지만 결국 또 당한다.
(이때의 합성 티가 풀풀 나는 어둑어둑한 전투신을 보고
'해리하우젠 데려와서 스톱모션으로 찍었나'라는 잡생각이 들기도;;;;;)
'내가 정의다! 규율은 지켜져야만 한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정의오타쿠.
(사실은 아빠인 그루제프가 집나간 자식인 하카이다에게만 관심을 기울이니 삐진걸지도)
이를테면 원조 하카이다의 라이벌이었던 키카이다를 비틀어 꼬아놓은 안티테제랄까...

그리고 몇가지 신경쓰이는 장면.
(C) Toei / Ishimori Prod.
전차모드로 재도전했다가 다시 파괴당한 미카엘의 잔해.
레드와 블루로 나누어진 머리통은 명백히 키카이다를 의식한 디자인이다.
(새로 나온 DVD 재킷에서도 이 부분이 강조되어 있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제2대 사이보그009이신 이노우에씨 목소리로
'나는 정의...나는 정의...나는 정의...<삐비빅>' 이러는거 보면
참으로 기분이 복잡해진다.;;;
(C) Toei / Ishimori Prod.
내가 저 건물을 어디서 봤더라......
(<고지라 대 비오란테> 등에 나오는 모 건물과 닮았나? 아니면 다른 곳이던가?;;;)
(C) Toei / Ishimori Prod.
(C) Toei / Ishimori Prod.
머리에 칩을 이식당하여 백치가 되어버린 사상범 아저씨.
알고보니 배우가 무려 호타루 유키지로... (당신도 정말 팔방미인이우...낄데 안낄데 다 끼고;;;)
(C) Toei / Ishimori Prod.
(C) Toei / Ishimori Prod.
(C) Toei / Ishimori Prod.
(C) Toei / Ishimori Prod.
카오루가 되풀이해서 꾸는 꿈 속에 등장하는 '요정과 그녀를 구출하는 흑기사'.
(엔딩 화면은 저 흑기사가 가면을 벗으니 료의 얼굴이 드러나고,
결국 둘이 말 타고 어디론가 함께 떠난다는 이미지컷으로 처리되어 있다.)
아메미야 감독의 최근작 < GARO >에 나오는
황금기사의 이미지와 대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별로 극중에 영향도 못 미치는 주제에 묘하게 공들인 동화풍 꿈장면이라는 점에선
테리 길리엄 감독의 <브라질>에 가까우려나;;;;;;)
(C) Toei / Ishimori Prod.
(C) Toei / Ishimori Prod.
(C) Toei / Ishimori Prod.
(C) Toei / Ishimori Prod.
위에서 언급한 <블랙RX 포즈로 달리는 하카이다>.
말이 필요없다. 그냥 닥치고 달리는거다. =_=

그리고 최후의 보너스...
꽃미남 천재과학자 그루제프가 패배한 진짜 이유는?
(C) Toei / Ishimori Prod.

...겁도 없이 삿대질을 남발했기 때문에...


(오오 역시 무섭도다, 삿대질의 저주!!!)
by 잠본이 | 2006/06/30 00:31 | 특촬최전선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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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냉혈한 at 2006/06/30 01:50
삿대질 방지 대책위원회라도 발동해야겠습니다. 쇼무니에 등장하기 전 호쇼 마이 양은 아리따운 아이돌이었군요.
Commented by theadadv at 2006/06/30 01:58
그나저나 케이블에서 해주던 슈퍼로봇 몽키인가 하는 녀석 암만 봐도 키카이더던데... 미국 만화에다 전대물에다 거대로봇도 있던 그 녀석은 정체가 대체...
Commented by JOSH at 2006/06/30 02:01
> 후일담 격으로 세가새턴용 게임소프트 <인조인간 하카이다 : 더 라스트 저지먼트>가 발표되었으나 현재는 입수곤란. (...그 이전에 이미 새턴 플랫폼 자체가 역사의 유물이 되어버려서;;;)

아마 해봤는데.. 정말 괴작이었습니다.. =_=;
Commented by 건담=드렌져 at 2006/06/30 08:06
제가 올려놓은 자료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기쁘군요;;;

그리고 인간체 하카이더 역에는 '바람의 파이터'에서 우리의 배달이를 끝까지 괴롭혔던 일본인 무도인 '가토우'역을 맡았지요.
Commented by 괴기대작전 at 2006/06/30 09:52
인조인간 키카이더와는 다른 멋진 작품이군요!

사부로도 키카이더만 파괴하는 하나의 목표만 있을뿐, 나름대로 정의를 지키는 멋진 사나이죠^^;(칼들고 체인지 하는 장면이 정말 멋있었다는!!)
Commented by 이로동 at 2006/06/30 10:42
역시 삿대질.
Commented by Werdna at 2006/06/30 11:06
"V for Vendetta" 풍으로 했으면 멋졌을텐데 (인텔리 액션 히로). 하카이더는 원래 무슨 교수 아니였던가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6/30 11:35
최초의 하카이다는 키카이다의 발명자인 코묘지교수의 뇌수를 사용했었죠.
Commented by tarepapa at 2006/06/30 11:48
그러고보니 만화책으로나온 MEIMU의 [키카이더 02]에선 하카이더의 머리에 들어간 뇌가 죽은 아들 이치로 였죠....[뭐 하카이더 본인은 "들어있지만 의미없는"정도로 표현하지만...]
Commented by Saga at 2006/06/30 13:59
역시 하카이다는 V-MAX로군요. (끄덕끄덕)
Commented by 존다리안 at 2006/06/30 16:25
틴 타이탄즈 애니판의 사이보그 디자인도 키카이더 영향을 받
았답니다. 게다가 하이브에서 사이보그 모방해 만든 로봇들이
나오는데 그건 더블 오 디자인이더군요. 독수리 오형제 로빈
에 자이언트 로보로도 변신하는 사이보그까지...TT 미국인들
도 할 건 다 합니다.
Commented by 욜덴 at 2006/06/30 16:40
SIC 하카이더와 디자인은 완전 붕어빵..
Commented by 곰탱V at 2006/07/01 01:01
...이렇게 보니 정말 궁금해지네요, 그나저나 미카엘은 키카이다+드라...(거기까지)
Commented by daver at 2006/07/07 23:40
건담=드렌져님..그 가토역은 '가토 마사야'라는 분이 맡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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