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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소년 마르스 탄생비화
또 하나의 아톰 『제터 마르스』

1977년 2월 3일부터 9월 15일까지 테즈카 오사무가 원안을 맡고 토에이 동화 주식회사가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제터 마르스』의 전 27화가 후지TV에서 방영되었다. (*한국에서는 KBS2에서 『제트소년 마르스』라는 제목으로 방영) 치프 디렉터는 린 타로, 캐릭터 및 설정 감수는 스기노 아키오가 담당했다.

『제터 마르스』는 당초 『철완 아톰』의 속편으로서 기획된 작품으로, 마르스는 텐마 박사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오챠노미즈 박사가 만든 ‘아톰 2세’였다.

테즈카 오사무 본인이 마르스를 디자인하기 위해 그린 스케치들은 현재도 남아있는데, 아톰과 닮은 것도 있는가 하면 전혀 딴판으로 생긴 것도 있다. 테즈카는 캐릭터 하나를 낳기 위해서 언제나 이처럼 여러 장의 디자인 후보를 그리곤 했다. (*그 중에는 1980년대에 나온 후기 작품 『헬로우 붓키라』에 등장하는 요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도 있다.)

결정고에서는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마르스의 머리 양 옆에 튀어나온 부분은 아톰과 달리 머리카락이 아니라 귀의 일부분이었던 모양이다. 마치 슈퍼맨처럼 망토를 펼쳐서 하늘을 난다는 스타일은 이미 초기부터 결정되어 있었다.

테즈카 오사무가 쓴 프로그램 기획서 『마이티 마르스』도 남아 있다. (*폴 테리의 『마이티 마우스』를 의식한 듯한 타이틀이지만, 철완 아톰의 잡지연재 당시 영어제목이 THE MIGHTY ATOM 이라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는 듯하다.)
그 기획서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시대 배경은 2015년.
과학성 장관 오챠노미즈 박사는 새로운 로봇의 창조를 결심하고 일본 국내의 과학기술을 결집하여 준비를 진행합니다.

오챠노미즈 박사의 뇌리에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태양 한복판에 뛰어들어 사라져 간 아톰(흑백 애니판 『철완 아톰』 최종회)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 훌륭한 아톰을 다시 한 번 재생시키고 싶다. 그렇게 해서 공해나 지진 등으로 인해 종말론에 빠져 있는 일본 사회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싶다. 지금이야말로 아톰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이것이 오챠노미즈 박사의 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아톰을 만든 텐마 박사는 이미 광인으로 판정받아 사회에서 추방된 사람으로, 그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챠노미즈 박사는 조사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텐마 박사가 속세를 버리고 화성의 사막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우주정으로 화성 기지를 향해 날아갑니다.

“아톰을 부활시키고 싶네. 그러자면 자네의 두뇌가 필요해. 나와 함께 지구로 돌아가세나.”

허나 텐마 박사는 단호히 그 청을 거절하고, 대신 정밀한 설계도 한 장을 오챠노미즈 박사에게 넘겨줍니다. 그것이야말로 텐마 박사가 아톰을 보다 인간에 가깝게 개조하기 위해 준비해 두었던 극비의 설계도였던 것입니다.

오챠노미즈 박사는 광희난무하며 지구로 돌아와, 그 도면을 토대로 다시 한 번, 제작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만들게 된 신형 로봇에게, 텐마 박사를 기리는 뜻에서, 마르스(화성)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거의 1년이 지난 뒤, 마르스는 완성되었습니다.

× × ×

마르스는 아톰의 단순한 재래(再來)가 아니라,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진, 말하자면 로봇과 인간의 혼혈아라고도 할 만한, 우수한 존재입니다.

풍부한 감정과 정서, 섬세한 마음의 변화, 거기에 더하여 아톰보다 더 많은 12가지의 초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능력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1. 100만 마력의 파워를 낼 수 있다.
2. 자장(磁場) 비행으로 하늘을 난다. (UFO와 같은 원리)
3. 어떤 계산이라도 3초 만에 해낸다.
4. 청력은 아톰의 1천배.
5. 냄새를 캐치하여 100미터 이내에 존재하는 물건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6. 100개 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하드웨어가 갖춰져 있다.
7. 엉덩이에 머신건이 있다.
8. 상대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별할 수 있다.
9. 어떤 목소리라도 흉내낼 수 있다.
10. 뱃속에서 물질을 분석하여 화학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11. 눈이 서치라이트가 된다.
12. 손가락 끝에서 점액을 발사한다.

이 중에는 아톰에게 갖춰져 있던 능력을 그대로 개량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제인 것은 바로 100만 마력이 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톰은 10만 마력)

× × ×

국제 로봇 관리기구(I.R.C.O.)에서는 일본에서 태어난 로봇 마르스가 100만 마력이라는 막대한 에너지를 발휘하는 사실에 위협을 느낍니다. 이것은 극히 위험한 기형(畸型)에 해당하며 섣불리 잘못 사용했다간 인류문명을 파멸시킬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지요. 따라서 진짜로 100만 마력을 사용하려면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므로, 오챠노미즈 박사가 허가를 내리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더욱 더 곤란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만들어진 마르스는 제멋대로인데다 변덕쟁이이고 남의 말에 잘 넘어가는 성격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도무지 오챠노미즈 박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사회적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상태다 보니, 실패도 하고, 소란스런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고, 남을 꼬드기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오챠노미즈 박사가 뒤처리를 하느라 아주 죽을 고생을 하게 되지요. 그야말로 21세기판 피노키오 그 자체인 것입니다. 거기에다 이 피노키오는 잘만 악용하면 세계를 정복할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마르스는 몇 번씩이나 악당들에게 납치당합니다. 작게는 몸값을 노리는 유괴범에서부터 크게는 국제적인 밀수조직까지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또한 난데없이 가출을 하는가 하면 인간의 집에 얹혀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결국은 자기 힘으로 곤경을 모면하게 되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서서히 사회의 윤리관이나 살아가는 요령을 터득하게 되어, 결국 마르스는 총명한 어린이로 자라납니다. 특히, 마르스에게 가장 부족했던 ‘진실과 사랑’에 대하여 조금씩 배워나갈 수 있었던 것이 다행한 일이었지요.

마르스의 앞길에는 인간과 로봇,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끼리의 넘치는 애정과 성의(誠意)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테즈카는 시리즈 초기의 시놉시스 작성에도 참가했다.

최종적으로는 『철완 아톰』의 요소를 전부 배제하고 마르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오리지널 작품 『제터 마르스』로 귀결되었다. 마르스에게는 아톰과 같은 7가지 초능력은 주어지지 않았고, 머플러가 삼각날개로 변하여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과 엄청난 완력이라는 두 가지 힘만 부여되었다. 텐마 박사, 오챠노미즈 박사 두 사람은, 야마노우에[山之上] 박사와 카와시타[川下] 박사라는 전혀 별개의 인물로 교체되었다. 또한, 카와시타 박사가 만든 소녀 로봇 미리[美理]가 등장하여, 마르스를 돌보는 누나 역할을 맡았다. 전체 스토리는 마르스의 인간적 성장에 주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덕분에 완전무결한 바른생활소년 아톰과는 달리 거의 초딩에 가까운 순진무구함과 찌질함을 겸비한 초보주인공 마르스가 매번 사고를 치며 스스로의 한계에 고뇌하는 성장물로 완성되었다.)

마르스의 목소리를 (*아톰의) 시미즈 마리가, 카와시타 박사의 목소리를 (*오챠노미즈 박사의) 카츠다 히사시가 맡았다는 점에서 『철완 아톰』의 재탕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지는 못했지만, 『철완 아톰』과는 명백히 별개의 작품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밖에 수염아저씨가 『철완 아톰』에서와 똑같이 학교 선생 역으로 등장하는데 성우도 똑같은 토미타 코우세이. 국내판에서도 정박사[카와시타 박사]의 목소리는 ‘코주부 박사’ 황원 씨가 담당했지만 특별히 아톰을 의식한 캐스팅인지는 불명. 참고로 마르스는 『달타냥의 모험』의 콘스탄스로 유명한 전기병 씨가 연기.)

테즈카 오사무는 완전히 새로운 『철완 아톰』을 제작하려는 의도였지만,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결국 『철완 아톰』과 다소 비슷한 별개의 작품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실은 다소 비슷한 정도가 아니고 원작판 철완아톰의 에피소드를 거의 그대로 차용한 스토리가 꽤 많이 나오는데다 테즈카의 단골 캐릭터들도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다. 결국 진정한 『철완 아톰』의 리메이크판 애니는 3년 후인 198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햇빛을 보게 된다.)

-출전: 「도설(圖說) 철완 아톰」 (카와데서방신사, 2003)
-해석: 잠본이 (2006.03.04)

...실은 개인적으로는 아톰보다 이쪽을 더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한때는 어린 시절의 치기로 장문의 선전(?)도 써 봤지만 강력한 포스를 자랑하시는 모 님의 '그러면 뭐해요. 재미없던데'라는 한마디에 와르르르 무너져 이런 푸념까지도 했었다. 뭐 이젠 다 지나간 추억이지만...;;; (이제와서 읽어보니 무지무지 건방지게 써 놓았는데 그냥 이 인간이 저러던 시절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넘어가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T.T)

...오프닝의 센스는 뭐 갈 데 없는 70년대지만 중간에 화면을 여러 칸으로 나누고 다양한 포즈의 마르스가 서로 연결되는 식으로 꾸민 부분은 꽤 재미있다. (이게 수총선생의 센스인지 린타로의 센스인지는 알 수 없지만 ;)
by 잠본이 | 2006/03/04 18:33 | 아톰대륙 | 트랙백(1)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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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빛의 성녀의 이름으로 at 2006/03/04 23:09

제목 : 제타 마르스
제트소년 마르스 탄생비화 오프닝 개인적으로 아톰에 대한 기억으로 국내방영 당시 무척 기대했었습니다만 당시 제 나이가 주시청층에서 조금씩 벋어나는 떄였기 떄문인지 '기대만은 못......more

Commented by 두리뭉 at 2006/03/04 19:05
마르스 TV에서 해주는거 봤는데 저는 재미없었어요. 마르스가 너무 찌질해서...그때는 잘난기만한 애들 나오는게 좋던 시절이라......그런데 어떤 계산이든 3초면 1+1을 해도 3초는 걸린다는 걸까요;
Commented by 이십오 at 2006/03/04 19:08
저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지금 보면 글쎄요;; 블로그에 올리겠지요-_-;
Commented by 작은울림 at 2006/03/04 19:31
제가 다섯살때인 1977년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인형이
바로 주먹이 발사되는 - 제트 마르스 -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
Commented by DAIN at 2006/03/04 20:08
왠지 그 발언을 한 것은 저 같군요. 죄송합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3/04 20:11
아니 다인님이 아니라 다른 분입니다. ;)
Commented by Ninjalee at 2006/03/04 20:34
GBA용 아스트로보이 아톰 게임에 제트마르스가 숨겨진 게스트(?)로 나오긴 하더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3/04 20:43
아, 그러고 보니 그게 있었죠.
http://astroboy-gba.sega.jp/sel_tezuka_mars.html
이벤트 내용이 뭘까 되게 궁금해집니다. ;>
Commented by 갯민숭달朴君 at 2006/03/04 20:58
...엉덩이에 머신건이라...
=_=
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6/03/04 21:32
그 애니의 첫회를 본적 있었죠

밸트의 마크를 누르면 겟타 망또가 나오는 무서운 애니...
Commented by Sion at 2006/03/05 00:03
이런 비화가 있었군요;; 어렸을 때 몇환지 그 로봇이름이 뭐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무너지는 댐과 함께 콘크리트 속에 뭍혀버리는 사나이스런 적 로봇과 그걸 슬프게 바라보던 마르스가 아직도 생각나는군요.
Commented by SAGA at 2006/03/05 01:22
아톰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터라 전 마르스를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솔직히 아톰보다 마르스가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일까요? 아톰은 TV에서 해줘도 제대로 챙겨보지 않은 주제에 마르스는 1화부터 끝까지 전부 봤죠. 전부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몇개 단편적인 기억은 남아있지요. 으음......
Commented by ranigud at 2006/03/05 08:13
저는 아톰보다 마르스를 먼저 볼 수밖에 없는 세대였기 때문에 마르스를 본 다음에서야 몇년 뒤에 리메이크 아톰을 보게 되었죠. 마르스가 뇌리에 상당히 크게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시 아톰을 보니까 처음에는 같은 작품인 줄 알고 '왜 이름을 바꿔서 방영하지?'라고 했다가 동생이 파란머리 남자애가 아니라 같은 뿔달린(...)여자애라는 걸 보고 나서야 다른 작품인 줄 알았다죠. 그래도 당시에 둘 다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엉덩이에 있는 머신건은 아톰이 아니라 마르스였군요... 아톰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Commented by 나나 at 2006/03/05 08:19
보다 더 압권인 것은...;;

6. 100개 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하드웨어가 갖춰져 있다.(←그렇담 나한테도 영어 가르쳐 줘!)
7. 엉덩이에 머신건이 있다.(← -_-)
8. 상대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별할 수 있다.(←신이더냐!)
9. 어떤 목소리라도 흉내낼 수 있다.(←명탐정 코난이냐!!)
10. 뱃속에서 물질을 분석하여 화학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황금까지도?!)
11. 눈이 서치라이트가 된다.(←유령의 눈?!)
12. 손가락 끝에서 점액을 발사한다.(←잘못하면 엄한 일이;;)

이러니...
좀 먼치킨스러운...

(그래도 문지르면 뭐든지 원상복구가 되는 로봇 소녀도 인상깊더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3/05 09:48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저 12가지 초능력은 기획서에만 나왔고 실제 작품에선 취소되었습니다.
엉덩이에 머신건은 아톰이 맞고요. (이나마도 2003년판에선 삭제되었지만)
Commented by hansang at 2006/03/05 15:49
원래 시놉대로 가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 같네요.
Commented by luxferre at 2006/03/05 19:56
아 이게 이렇게 만들어진 거였군요...
Commented by 시바우치 at 2006/03/05 21:00
저는 처음에 이것이 [사실은 아톰]인 줄 알고 봤다가 커서 진실을 알고 좌절(...?)한 경험이 있지요. (바로 그 아톰보다 마르스를 먼저 보게 된 세대라...;) 그래도 기억 속에서는 [요술공주 샐리]와 같이 정말 재미있게 본 만화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최고봉은 뭐니뭐니해도 [우주선장 율리시스]였습니다.
Commented by 스누피 at 2006/03/05 21:21
아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죄송합니다.. ㅜ_ㅜ;
몬스터를 그리신 작가분 께서 아톰을 재 해석하여 그리신 만화가 있다던데...... 뭔지 아세요??
ㅇㅅㅇ 아차.. 제 블로그에 작년 6월에 와주셨더군요 너무 감사한 마음에 들렸습니다.. 하하하...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3/05 22:03
방문 감사합니다. 문의하신 작품 제목은 '플루토'입니다.
Commented by theadadv at 2006/03/08 20:01
음... 뭐랄까 어릴 적에 보았을 때는 마르스가 더 인간다웠다고 생각됩니다. 보다 현실적이랄까... 웬지 아톰은 정이 안갔어요.

저는 마르스 하고 후지코의 파-만이 항상 헷갈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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