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본? 성은요?' '그냥 잠본이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포털 잠본이라고도 부르지만.' '포털... 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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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슈퍼맨과 오늘의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이 1980년대 초에 처음 KBS를 통해 더빙 방영되었을 때 슈퍼맨 역은 유강진씨가, 악당 조드 장군 역은 이정구씨가 맡아서 연기했었다. 요즘 세대에게는 고작해야 박사역이나 노인역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이때만 해도 유강진씨는 클라크 게이블같은 느끼한 남자주인공 전문이었다. (...) 또한 요즘 세대에게는 중후하고 매력적이면서 적당히 껄렁한 주인공 타입으로 익숙한 이정구씨도 이때는 악역으로 더 많이 나오곤 했다. (알랭 들롱의 <돌아온 조로>에서 총독을 속이고 권력을 휘두르다 오히려 조로에게 당하여 지붕에서 떨어져 죽는 (...) 악덕 경비대장 역이라던가 기타등등.) 운 좋게도 그때 막 보급되기 시작한 VHS비디오로 <슈퍼맨 2>를 녹화해둔 덕택에 이러한 사실을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참고로 로이스 레인은 <말괄량이 삐삐>나 <요술공주 밍키>로 유명한 주 희씨.)

그로부터 몇년 후에 다들 아시는 바대로 희대의 인기작 <전격Z작전>(원제: 나이트 라이더)이 방영되었는데, 여기서는 반대로 이정구씨가 주인공 마이클 나이트로 등장하여 일약 스타로 발돋움하고, 유강진씨는 한 발짝 옆으로 물러나 마이클을 지원하는 후견인 겸 장관 역의 데본 마일즈로 출연했다. 마치 아버지와 아들같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던 이 두 사람의 끈끈한 인연은 결국 걸작의 명성을 등에 업고 무언가 더 팔아먹으려다 개판이 되어버린 TV스페셜 <전격Z작전 2000>에서 데본이 적의 손에 암살당함으로써 종결된다. (이 영화는 TV판 방영이 끝난지 한참 뒤에 휴일 특선으로 방영되었는데, 모처럼 예전 그대로의 성우진을 데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졌기에, 그점이 오히려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물론 키트도 TV시리즈 때와 마찬가지로 '바람돌이' 남궁 윤씨가 복귀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몇 년 뒤인 90년대 말의 어느 날, KBS에서 다시 틀어준 <슈퍼맨 2>의 신규 더빙판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재미있게도 여기서 슈퍼맨을 연기한 것이 바로 이정구씨였던 것이다. (사실은 그 이전에 방영해 준 루비-스피어스 제작의 애니판에서 이미 슈퍼맨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설마 크리스토퍼 리브판에까지 손대실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었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놀드 스탤론 기타등등의 영웅을 싹쓸이하신 이정구씨인 만큼 이젠 슈퍼맨을 맡아도 별 느낌이 없긴 하지만, 위에서 열거한 흐름을 되짚어본 뒤에 다시 이정구씨의 슈퍼맨을 본다면 뭔가 기묘한 인연을 절로 느끼게 된다. (악당으로 나왔다가 데본에게 깨져서 복수의 칼을 갈며 그의 부하로 들어간 마이클이 암살을 핑계 삼아 데본을 죽게 내버려두고 '우하하하 슈퍼맨은 나의 것이다'라며 빨간 망토를 가로채어 하늘을 날아간다는 도무지 말도 안 되는 개그가 떠오를 정도다.;;;) 전에는 따로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다보니 몰랐는데, 어찌보면 참으로 재미나는 세대교체라 할 만하다. (참고로 로이스 레인은 <천사소녀 네티>로 유명한 안경진씨. 이정구씨하고 같이 놓고 보면 94년판 스파이더맨의 피터 파커와 펠리시아 하디 커플이 되니 이것도 꽤 기막힌 캐스팅이로다.)

→무궁무진한 성우장난

크리스토퍼 리브판 이후로 꽤 여러 가지 버전의 슈퍼맨이 국내에 소개되어서 저 두분 말고도 많은 성우분들이 슈퍼맨을 거쳐가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케이스가 고(故) 장세준씨일 것이다. SBS의 <슈퍼맨>(원제: 슈퍼보이의 모험)이나 <로이스와 클락의 슈퍼맨>에서 풋내나는 대학생 슈퍼맨이나 커플파워를 과시하며 수많은 솔로를 염장지른 청년 직장인 슈퍼맨을 연기하여 깊은 인상을 심어주셨으나, 애석하게도 괌 여객기 추락사고에 휘말려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셨기 때문이다. (이때 부인이신 <빨간머리 앤> 정경애씨도 함께 세상을 떠나셨다.) 비단 슈퍼맨뿐만 아니라 성룡이나 마이클 J. 폭스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전의 '싸나이' 분위기가 넘치는 중후한 남성 성우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꽃미남' 포스를 날림으로써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주신 장세준씨의 죽음은, 한국 성우계에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큰 손실을 입히고 말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른바 미국 연예계의 가장 유명한 징크스 중 하나인 '슈퍼맨의 저주'가 그 비행기 추락과 모종의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억측을 하기도 했다. <로이스와 클락의 슈퍼맨>에서 슈퍼맨을 연기한 딘 케인이 선배들과는 달리 그런대로 쌩쌩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본래 이사람에게 가야 했던 저주가 장세준씨에게 넘어가버린 게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망상까지 떠오르기도 한다.)

→그 망상의 결과물

그와는 대조적인 슈퍼맨 상이 역시 SBS에서 방학특선으로 1시즌 분량에도 못미치는 에피소드만 달랑 해주고 끝내버린 워너브라더스 애니판의 슈퍼맨인데, 이쪽은 철저히 정통적이고 고전적인 히어로로서 시청자가 생각하는 평균적인 슈퍼맨 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목소리는 <우주보안관 장고>나 <전자인간 오토맨>으로 알려진 박일 씨가 담당하셨는데 문제는 상대역인 로이스가 최덕희씨다보니 두 분의 나이 차가 연기에도 그대로 드러나 버려서 다소 어색함을 느끼게 했다는 점이다. (신참 기자인 클락이 로이스를 선배라 부르며 깍듯이 존대를 하도록 맞춰놓은 더빙판 대본의 설정은 이런 어색함을 두배로 증폭시켰다.;;;) 어찌보면 SBS판 나데시코의 주인공으로 주희씨와 오세홍씨를 캐스팅한 것만큼이나 미스캐스팅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나마 저 경우는 두 분이 비슷한 세대라서 짝짝꿍이 맞기나 하지만 이쪽의 경우는 명백히 차이 나는 세대의 두 사람을 어거지로 세팅한 경우라;;;)

그 외에도 <슈퍼맨 2> 외의 다른 크리스토퍼 리브판 영화들이나 장세준씨 별세 이후의 <로이스와 클락의 슈퍼맨> 방영분 등에서도 몇몇 다른 분이 슈퍼맨 역으로 출연하셨던 걸로 기억하지만 아쉽게도 이쪽에 대한 자료는 내게 없으니, 이만 글을 접도록 해야겠다. 그나저나 요즘 MBC에서 <스몰빌>을 해주나본데 톰 웰링이 연기한 클락의 목소리는 누가 맡았을까 다소 궁금하다. (요새는 TV를 거의 안 보는데다 주말 오후에는 다른 일로 분주하다보니 직접 확인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by 잠본이 | 2006/02/23 22:46 | 친절한 켄트씨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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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6/02/23 23:46
개인적으로 과거 MBC에서 3부작 삼국지를 했을때 유비 역활을 맡으셨던 성우 '김용식'님이 아직까지 유비 역활도 딱이란 생각을 합니다.

왠지 예전 분들의 중후한 목소리가 요즘 사라져 간다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Commented at 2006/02/24 00: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2/24 00:04
비공개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죠. 간만에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길.
반지는 kbs와 sbs에서 해줄 때 성우진이 약간 씩 달랐는데 둘 중 어느 한쪽에서 아라곤이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한 건 그쪽 팬들께 물어봐야 할 듯. ;>
Commented by lukesky at 2006/02/24 00:48
어, 저기..KBS판 반지에서 이정구님이 아라곤이셨습니다.
Commented by 오리 at 2006/02/24 00:55
SBS에선 안지환 씨였고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2/24 07:00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
Commented by fkdlrjs at 2006/02/24 07:38
스몰빌은 김영선시께서 클락 역을 하시고 계십니다.

참고로 렉스는 안지환씨께서....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2/24 14:14
클락의 움직이는 성! (의미불명)
Commented by rumic71 at 2006/02/24 19:03
수퍼맨 3탄에서의 양지운씨도 인상깊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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