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프링필드 부동산 시세가 궁금해지는 1人
by 잠본이 2006 Egloos top100 2007 Egloos top100
카테고리
태그
포토로그
rss

skin by 이글루스
옛날 영화가 기억났다 #2
이번 영화는 'THE CLUE'라는 원제는 똑똑히 기억나는데 오히려 국내 방영 제목이 뭔지 도저히 생각이 안 나서 난감한 경우이다. 역시 KBS쪽 채널에서 명화극장 시간에 보았던 기억이 난다. 장르는 연쇄살인 미스터리를 빙자한 블랙코미디 풍의 코믹 군상극(?)인데, 의외로 이 작품이 상당히 깨는 물건이었다. 내용이 아니라 형식 면에서 깬다는 얘기지만.

내용은 이러하다. 커다란 저택에서 파티인가 무언가의 이유로 많은 손님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집 주인인 부자 양반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모여든 사람들은 서로서로 의심하며 암중모색을 거듭한다. 그들 중에서 금발의 잘생긴 청년 주인공(성우는 우리의 영원한 1대 다르타냥 김세한씨)이 탐정역을 자처하며 나서서 빼어난 추리로 범인을 밝혀낸다...라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단순히 그것 뿐이었다면 이런 싸구려 영화가 내 기억에 남아있을 리가 없다. 이 영화는 그러한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다분히 실험적인 구성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떤 구성인고 하니, 영화 전체가 4파트로 나뉜다. 처음 파트에서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 뒤 '이랬을지도 모릅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두 번째 파트로 넘어간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청년이 손님들 중 A라는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열심히 그를 옭아맨다. 그러고는 해피엔딩으로 막이 내리나 했더니... '또는 이랬을지도 모릅니다'라는 자막이 뜨고 갑자기 3번째 파트로 넘어간다. 여기서는 다시 사건이 일어난 직후 혹은 그 뒤 어느 시점으로 되돌아가서 청년이 B라는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간다.

그리하여 이젠 진짜 끝인가보다...라고 생각한 순간, '그러나 진실은 이랬습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최종 파트가 뜬다. 여기서는 다시 3번째 파트가 시작한 그 시점으로 돌아가서, 전혀 의외의 진범이 밝혀지고야 만다...라는 구성인데, 이 마지막 파트가 진짜 깬다. 이제까지 탐정역을 맡았던 그 미청년이 실은 범인이었고,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던 다른 손님(아마도 트렌치코트의 비쩍 마른 중년남이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확실치는 않다)이 탐정역을 맡아 그의 범죄를 폭로해버리는 것이다.

'극중의 시간 역시 현실과 마찬가지로 하나만 존재하며 일직선으로 흐른다'라는 단선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어린 소년 잠본이는, 그렇게 해서 멀티 스토리의 재미에 눈뜨게 된 것이었다. (...2파트와 3파트만 놓고 보면 이후 화제가 되었던 이휘재의 인생극장과 별다를 게 없지만, 4파트에 가서는 아예 상식을 뒤집어버리는 전개로 나가버리니... 우우 멋진 제작진)
by 잠본이 | 2005/07/07 22:04 | 시네마진국 | 트랙백(1) | 덧글(13)
트랙백 주소 : http://zambony.egloos.com/tb/106023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루크스카이, SPACE.. at 2005/08/01 11:29

제목 : 살인무도회 (The CLUE)
예전에 잠본이 님 블로그에서 관련 글을 읽고 아주 가물가물했던 녀석인데 얼마 전에 우연찮게 구하게 되었습니다. 더빙판이 아니라는 사실이 참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거의 기억이 안나는 상태라 다시 재미있게 볼 수 있더군요. 어렸을 때라면 모르겠지만 지금 보면 확실히 마지막 버전의 결말[실제로 일어난 일]은 전형적인 패턴으로 보여집니다. 역시 패턴에 너무 길들여졌어, 크흑. [집사 아저씨, 어째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얼굴이 똑같습니까. --;;] 추리 쪽 보다는 오히려 숨어있는 유머나, 인간들의 모습을 보는 쪽이 ......more

Commented by k.e.p.t at 2005/07/07 22:10
아,클루- 아마 이거 보드게임으로도 있는것 같던데. 핫핫(본문과 상관없음)
Commented by SgtA at 2005/07/07 22:11
The CLUE라.... 보드게임이 먼저 생각나는군요 =ㅅ=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5/07/07 22:11
그 말이 나올 거라 생각했지요. 제목뿐만 아니라 상황까지 비슷하니.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Commented by 레스카르 at 2005/07/07 22:18
영화의 국내 제목은 '살인무도회'라고 합니다. (센스 한번...)
그 보드게임 '클루'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즐지식이라 불리는 모 검색코너도 단편적으로 정보를 얻는 데에는 그럭저럭 편리하군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5/07/07 22:19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멋진 센스의 제목이군요.;;;
Commented by 弘潭 at 2005/07/07 22:19
Commented by lukesky at 2005/07/07 22:26
아, 이거 저도 본 기억 납니다. 보드게임 클루였군요. 오옷.
Commented by 리엽 at 2005/07/07 22:31
멋진 영화군요.
Commented by mrkwang at 2005/07/07 23:45
그거 보드게임의 [Clue] 공식 영화판 맞습니다. 무려 존 랜디스도 참여헀던...

TV 방영제목은 모르겠고, 비디오로 출시된적이 있습니다. 제목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Commented by 수염 at 2005/07/08 21:06
아아 이거 기억납니다
정말 재밌었었죠
Commented by 나이시스 at 2005/07/25 00:53
앗 어릴때 티비에서 동생과 함께 보고 영화 제목이 알고 싶었는데 댓글 달아주신 분 덕분에 알았습니다! 그리고 떠올리게 해주신 잠보니님도 고맙습니다 ^^!;;
Commented by THX1138 at 2005/08/01 13:51
생각을 해봐도 생각이 안나는군요
Commented by 보바 at 2008/04/05 14:56
제법 재밌었습니다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다음 >>